‘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문이 열렸다. 신록이 짙어지고 생명이 약동하는 이 계절은 자연의 순환 속에서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상징한다. 영어권에서 말하는 ‘메이 퀸’이 봄과 다산, 풍요를 의미하듯, 5월은 우리에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기대를 품게 하는 시간이다.
5월은 아태계 문화유산의 달이다. 지난 1990년 연방의회가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의 역사와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매년 5월 한달 동안 미국내 아시아계의 역사와 업적, 그리고 문화유산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왔다.
특히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한국의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그리고 미국의 마더스데이(10일)가 이어지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민자의 삶 속에서 가정은 단순한 공동체를 넘어 삶의 버팀목이자 마지막 안식처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겪는 고단함과 상처를 치유하는 곳, 서로를 지탱하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공간이 바로 가정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한인사회가 마주한 현실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사회적으로 고립과 단절을 겪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특히 우리는 팬데믹을 지나며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정서적 거리까지 경험했다. 어떤 가정은 더 단단해졌지만, 또 다른 가정은 갈등과 피로 속에서 흔들리기도 했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의 달’이 지닌 의미는 더욱 절실해진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듯 건강한 가족의 핵심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대화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작은 식탁을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는 경험이 쌓일 때 가정은 비로소 회복력을 갖는다.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가족이라면, 그 공동체는 이미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계절은 저절로 결실을 맺지 않는다. 씨를 뿌리고, 돌보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정의 달 5월이 한인사회 모든 가정에 감사와 화해, 그리고 희망의 씨앗을 심는 시간이 되고, 그 씨앗이 자라나 올 한 해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