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서울 성북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때가 왜정(일본의 식민지)때라, 그곳은 서울이면서 시골 같은 조용한 동네였다.
매일 아침이면 집집마다 누군가는 일찍 일어나 나와서 긴 빗자루를 들고 자기집 앞마당과 행길을 깨끗하게 쓸었다.
이상한 것은, 그분이 남자든 할머니든 누구든 간에 모두 흰옷을 입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 국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에 오갈 때 이 ‘비질’이 끝난 집 앞을 지날 때면, 왜 그런지 기분이 상쾌했던 기억이 새롭다. (어린 나이였는데도).
우리가 뉴저지 테너플라이에 살다가 4년 전, 이곳 글렌 록의 시니어하우스로 이사 온후 버스를 자주 타는데 포트리 버스정류장 (GWB-Plaza West)을 주말에 갈 때면 그때마다 이곳에서 ‘비질’하시는 중년의 동양 신사분을 보곤 했다.
처음에는 참 착하신 분이구나 하고 무심히 지나쳤다. 그런데 이분의 ‘비질’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용기를 내어 누구신가를 여쭤보았는데, 이분이 백의 민족인 한국 분임을 발견하고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단순히 버스정류장 뿐만 아니라 정류장 인근은 물론 높은 층계 (30계단)와 그 다리 전체 린우드 애비뉴까지를 매주 ‘비질’ (Grabber)하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또 위험한가… 나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지역을 깨끗하게 지키는 일은, 선량한 시민인 우리모두의 할 일이요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휴지한장 컵 하나를 아무렇게 버리면 누군가는 그 뒷감당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새롭게 깨닫게 되어 너무나 감사했다.
백의 민족의 ‘비질’은 오늘도 이곳 미국땅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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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은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