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지니아에서 말하는 법적후견/가디언쉽이 필요한 때

2026-04-17 (금) 07:14:10
크게 작게

▶ 김민지 / 변호사 Prosper Law PLLC 대표

버지니아에서 말하는 법적후견, 즉 가디언쉽(guardianship)은, 성인이 되었지만 장애나 질병 등으로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 가족 등에게 일정한 의사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절차입니다. 재산 관리까지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로 컨저버터쉽(conservatorship)도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처음부터 모든 권한을 폭넓게 부여하기 보다는, 실제로 필요한 범위만 제한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첫 번째 경우는, 지적장애나 자폐 등으로 자녀가 성인이 된 뒤에도 법적 보호가 계속 필요한 경우입니다. 버지니아에서는 부모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자녀의 18세 생일 6개월 전부터 미리 가디언십 청원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재학 중인 자녀가 곧 성년이 되는 경우라면, 단순히 졸업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학교 IEP(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상의 전환계획(transition plan), 즉 성인이 된 뒤의 진학, 직업훈련, 취업, 복지서비스, 독립생활 준비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의료, 교육, 주거, 복지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앞으로 누가 맡게 될지도 미리 검토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전면적인 가디언쉽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는 의료나 거주 문제만 보호가 필요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본인이 상당 부분 결정을 할 수 있어 제한적인 보호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진단명 자체보다, 실제 생활에서 어떤 부분의 판단이 어려운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 경우는, 부모님이나 배우자 등 다른 성인 가족이 치매나 알츠하이머로 의사결정 능력이 약해진 경우입니다. 이 경우 가족은 버지니아 순회법원에 가디언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연세가 많다거나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의사나 심리전문가 등의 평가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어떤 기능적 제한이 있는지, 그리고 왜 법적 보호가 필요한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또한 이 절차는 가족끼리 합의했다고 해서 간단히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법원은 사건이 접수되면 보통 Guardian ad Litem을 선임하고, 당사자에게도 절차적 권리를 보장합니다. Guardian ad Litem(가디언 애드 라이텀) 은 ‘법원이 선임하는 독립적인 변호사’로, 후견이 필요한 당사자의 권리와 이익을 살펴보고 법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가디언쉽은 단순한 편의를 위한 서류 절차가 아니라, 한 사람의 법적 자기 결정권에 영항을 미치는 중요한 절차라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결국 버지니아 가디언쉽은 두 경우 모두 공통적으로, 너무 늦기 전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애가 있는 자녀의 경우에는 18세가 되기 전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고, 치매나 알츠하이머의 경우에는 상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필요한 자료와 가족 간 의견을 정리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무엇보다도,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 가디언쉽을 청구하고 덜 제한적인 방법이 가능한지도 함께 검토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문의 (703)593-9246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