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 거울

2026-03-31 (화) 07:59:45 이중길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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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들여다 보네
손가락 사이 떠돌아 다니던 친구
속에서 거들먹거리는 말들,
웃는 얼굴들

늘어난 피부의 골짜기를 따라
피어난 검버섯을 없애기 위하여
날마다 거울을 들여다 보네

영혼 위에 생긴 주름이
자신의 늙음이 아니라
타인의 슬픔 탓이라는 사실을
가끔 생각하네


세월 흐름을 지우는 영혼의 크림
얼굴에 덮어 씌운다 해도
근심 때문에 늘어나는 검은 버섯은
얼굴 구석에서 다시 피어나지 않는가

잘 웃지 않는 사람들
항상 웃는 사람 얼굴을 바라다 보면
눈의 주름이 웃는 모양으로 잡혀 간다네

웃으시게
그대의 모습이 내 얼굴 속에 숨어드는
인터넷 거울 속에 들어가
다시 웃어보고 싶어지네

<이중길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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