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찬양으로 삶을 밝히신 故 박요셉 교수님을 기리며

2026-03-31 (화) 07:58:24 황 안 일맥서숙문우회 WTS Conservatory 쉐퍼드합창단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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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요셉 교수님, 아니 목사님의 장례 예배에 참석하며 제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슬픔과 가눌 길 없는 그리움을 느낍니다. 예수님의 수난 시기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사실이 신앙 안에서는 큰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더 이상 교수님의 모습을 뵐 수 없다는 현실은 여전히 가슴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4년 전 교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 저는 교수님께서 2005년 뉴욕에서부터 합창단 ‘쉐퍼드’를 이끌며 찬양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명을 묵묵히 감당해 오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악가이신 교수님은 상처 입은 마음이 찬양을 통해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자 하셨습니다. “쉐퍼드는 오직 성가만을 드리는 합창단이다”라던 말씀은 단순한 원칙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었습니다.

성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한 늦깎이 단원들에게 교수님은 때로 엄격하면서도 늘 따뜻한 스승이셨습니다. 저희의 부족한 소리에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벨칸토 발성교실’을 열어 직접 이끌어 주셨을 뿐만 아니라, 미드웨이음악원(WTS Conservatory)을 설립하여 더 많은 이가 음악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헌신하셨습니다.


교수님은 저희를 크고 작은 무대로 이끌며 찬양의 참된 가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특히 2024년 사순절 공연에서 뉴욕 쉐퍼드 합창단과 협연한 드보르자크의 칸타타 ‘십자가의 칠언’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며 인간의 연약함과 죄를 돌아보게 했던 그 무대를 통해, 저희는 찬양의 진정한 깊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교수님은 찬양이 단순한 노래를 넘어 영혼을 치유하는 통로임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지난 4년간 합창단원으로 함께하며 저는 비로소 찬양의 기쁨을 알게 되었고, 삶 속에서 위로와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연습실 밖에서의 교수님은 사람들을 좋아하시는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정작 본인의 몸이 편치 않으신 상황에서도 제자들의 병문안을 챙기며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불과 몇 주 전, 성악 연습실과 악보 자료실을 마련하시며 합창단과 음악원의 미래를 이야기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뇌졸중으로 인한 한쪽 팔에 마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악 지도와 선교, 그리고 교회를 섬기는 사명을 끝까지 놓지 않으셨습니다.

교수님의 열정과 몰두는 저희에게 어려운 투병에 처하신 사정을 잊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헌신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박요셉 교수님.
교수님의 헌신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더 많은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떠나신 것이 못내 안타깝지만, 이제는 아픔 없는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주님을 찬양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박요셉 교수님, 하나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황 안 일맥서숙문우회 WTS Conservatory 쉐퍼드합창단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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