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전략회의서 우선투자 선정
▶ 친환경 선박 등 최우선 과제 지목
▶ 데이터 플랫폼·양자컴 개발도 지속
▶ 최대 4.7조원 감세 패키지 검토도
‘강한 일본’을 기치로 내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2040년까지 일본 내 반도체 매출 규모를 40조엔(약 370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해 미국·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격화되며 글로벌 첨단산업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투자와 기술 개발을 강화해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다카이치 총리 주재로 열린 일본성장전략회의에서 민관이 중점 투자할 61개 제품·기술을 선정했다.
성장전략회의는 다카이치 총리가 내세운 ‘강한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설치된 조직으로 AI·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방위산업, 양자, 항공우주, 콘텐츠, 디지털, 사이버 보안, 핵융합, 정보통신, 해양 등 17개 전략 분야를 지정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가운데 집중 육성이 필요한 핵심 기술을 선별한 것이다. 정부는 “국내 리스크 완화 필요성과 글로벌 시장 선점 가능성, 기술 혁신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27개 기술·제품의 로드맵 초안이 함께 공개됐다. 여기에는 피지컬 AI와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40년 국내 반도체 매출을 40조 엔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다. 일본의 반도체 매출은 2020년 약 5조엔(약 46조원)에 머물렀지만 이를 2030년 15조 엔(약 139조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린 뒤 2040년에는 8배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로드맵 자료에서 “과거 일본 반도체 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 약 50%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AI 발전에 따라 첨단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이러한 성장 흐름을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2040년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일본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미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시장 규모가 2050년 약 50조달러(약 7경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제적 지원을 통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데이터 플랫폼 산업을 2035년까지 5조엔(약 46조원)으로 육성하고 슈퍼컴퓨터를 결합한 독자적 양자컴퓨터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핵융합발전은 정부 주도로 2030년대까지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산업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금융 지원을 비롯해 세제 혜택 확대, 규제 개혁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세부 정책 수단은 이번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각 항목별 지출 추정치와 구체적인 추진 일정 등은 올 6월께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만의 승리 방정식을 도출하고 공급과 수요 양 측면을 아우르는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이번 전략은 첨단산업 지원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다카이치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안보 차원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 정부가 연간 5000억엔(약 4조7,000억 원)에 달하는 감세 패키지를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AI와 로봇·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기업이 공장·소프트웨어 등에 투자할 경우 투자액의 8%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이 감소한 기업에 대해서는 최대 15%까지 공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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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