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뒤집기 시도한 검찰 ‘이중 기소’ 질타 ‘대장동 50억’ 관련 곽상도 공소기각

2026-02-07 (토) 12:00:00 장수현·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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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 “1심 두 번 받게 해, 공소권 남용”

▶ 공모관계 인정 안 돼… 아들 무죄
▶ 대가성도 부인 ‘뇌물 1심과 동일’

궁리 끝에 내놓은 검찰의 승부수가 수포로 돌아갔다. 대장동 업자들로부터 받은 50억 원을 퇴직금과 성과급으로 숨긴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함께 재판을 받은 아들 병채씨도 무죄를 받았다. 앞서 곽 전 의원을 뇌물죄로 재판에 넘겼다가 무죄 판결이 나오자 추가 수사로 이들 부자를 다시 기소한 것인데,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뒤집겠다는 자의적 공소권 행사”라는 질타만 들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오세용)는 6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사건 선고 공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을 사실상 두 번 받아 선행 판결의 무죄 결론을 뒤집고자 하는 의도로 자의적 공소권을 행사했다”고 지적한 뒤 “(곽 전 의원은) 사실상 동일한 내용에 대해 1심 판단을 두 번 받게 되는 실질적 불이익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뇌물로 받은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화천대유 직원이던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과 성과급으로 꾸며 은닉한 혐의로 2023년 재판에 넘겨졌다. 곽 전 의원 부자가 챙긴 25억 원은 대장동 사업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이 이탈하는 걸 막아달라는 청탁에 따른 대가성 뇌물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었다.


앞서 검찰은 2022년 같은 ‘대장동 50억 원’에 뇌물죄를 적용해 곽 전 의원을 기소했지만 이듬해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받은 돈을 청탁 알선 대가로 보기 어렵고, 병채씨가 결혼해 ‘경제적 독립’을 했기 때문에 병채씨가 받은 돈을 곽 전 의원이 받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일부 법조계와 야권에선 “일반 상식에 어긋난 판결”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재판부는 병채씨의 뇌물 혐의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병채씨와 곽 전 의원 간에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병채씨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50억 원은 법적으로 뇌물이 될 수 없다. 재판부는 애초 “청탁 알선 대가로 김씨로부터 (곽 전 의원이) 50억 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는 ‘50억 원 퇴직금’의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은 뇌물 사건 1심 판결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장수현·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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