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자는 당연히 정직?… 신뢰도는 역대 최저

2026-01-27 (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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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 ‘정직·윤리성 높다’ 응답 27%

▶ ‘고교 교사·회계사·장의사’ 보다 낮아
▶ 종교 기관·단체 신뢰도는 소폭 회복

목회자는 당연히 정직?… 신뢰도는 역대 최저

2002년 이후 기독교계에서 성범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목회자에 대한 인식도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로이터]

미국인들의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목회자 등 성직자의 정직성과 윤리성을 높게 평가한 미국인은 27%에 그쳤다. 이는 2024년 조사된 종전 최저치에서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목회자들이 사회로부터 당연하게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 미국인 절반, 성직자 정직성 ‘보통’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48%)은 성직자의 정직성을 ‘보통’ 수준으로 평가했다. 약 5명 중 1명은 ‘낮거나 매우 낮다’고 응답했다. 이중 12%는 성직자의 정직성이 ‘매우 낮다’고 답했다. 성직자의 정직성과 윤리의식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 중 ‘매우 높다’는 응답 역시 6%에 불과했다.


목회자 개인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흐름과 달리, 교회 등 종교 기관이나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일부 회복됐다.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36%는 교회 또는 제도권 종교에 대해 ‘상당 또는 일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2년 최저치(31%)와 2024년 조사 결과(32%)보다 상승한 수치다.

▲ 성직자 신뢰도 하락폭 가장 커

갤럽이 2000년대 초부터 23개 직업군을 대상으로 정직성과 윤리성을 평가해온 결과, 성직자의 신뢰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00~2009년 평균 56%였던 성직자의 ‘높거나 매우 높다’는 평가는 이번 조사에서 27%로 반 토막 났다. 이는 조사 대상 직업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과거 목회자의 신뢰도가 매우 높게 평가된 시기도 있었다. 1985년 미국인의 67%가 성직자의 정직성과 윤리성을 ‘높다’ 또는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후반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1990년대 내내 5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는 64%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로마 가톨릭 사제들의 성범죄와 이에 대한 조직적 은폐가 폭로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후 다른 교단과 기독교 단체에서도 성범죄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며, 목회자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악화하기 시작했다.

▲ ‘여성·비백인·무당파’ 낮게 봐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는 인구 집단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26%)이 남성(30%)보다 성직자의 정직성과 윤리성을 낮게 평가했고, 비백인(18%) 역시 백인(33%)에 비해 성직자를 덜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36%가 목회자의 정직성과 윤리성을 높게 평가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25%, 무당파는 24%에 그쳤다. 이중 무당파는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를 ‘낮거나 매우 낮다’고 평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나이, 학력, 소득 수준에 따라서도 신뢰도 차이가 뚜렷했다. 젊은 층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가계 소득이 적을수록 목회자를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 ‘회계사·장의사’보다 낮아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지속적인 하락세인 가운데 전문직 전체 순위에서는 여전히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는 갤럽은 20개 전문 직업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5개 직업의 신뢰도가 하락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가장 높은 신뢰를 받는 직업은 간호사(75%)와 군 참전용사(67%), 의사(57%), 약사(53%) 순으로 조사됐다. 이어 고등학교 교사(50%), 경찰(37%), 회계사(35%), 장의사(32%), 성직자(27%) 등의 직업도 ‘높음’ 또는 ‘매우 높음’ 평가가 ‘낮음’ 또는 ‘매우 낮음’ 평가보다 많은 긍정 우위 직업군에 포함됐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높다’는 평가가 27%인 반면 ‘낮다’는 평가는 30%였고, 언론인은 각각 28%와 42%로 나타났다. 신뢰도가 가장 낮은 직업군은 연방 의회 의원과 텔레마케터였다. 연방 의회 의원은 ‘높다’는 평가가 7%에 불과한 반면 ‘낮다’는 응답은 71%에 달했고, 텔레마케터는 각각 5%와 62%로 집계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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