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권한을 가지면 그게 자기것인양 착각하는 것이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아니요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태어난 것도 아니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에게서 그 권한을 잠시 위임받은 것이다”(07/31/25, 공직자의 길, 이재명 대통령 모두발언) “또한 수급자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착각, 내걸 준다는 특권의식, 지배자적 사고는 심각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의 백미(白眉)요, 향후 5년 대한민국의 지향점을 명쾌하게 알 수 있는 짧은 문장이다.
지난 10월18일 미국 수도 워싱턴, 최대 도시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2600여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최근 모닝컨설트가 실시하는 글로벌지도자 지지율 조사에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59%로 조사대상 24명중에서 2위에 올라있다.
이 분야에서 1위는 75%의 인도의 모디 총리이다.
“나는 더럽게 살아왔다. 상처도 많았다. 제가 세상의 죄인인가? 두칸방에 7남매가 힘겹게 살아오다보니 그랬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고민거리도 아닌 일이지만 ‘학교’가서 공부하는 일이 꿈같은 집안에서 살다보니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밖에서 나가서 해명해야 했고 이를 법적으로 증명해야 할때의 심정을 한번이나 헤아려 보셨는가”(대선후보시 이재명의 어록중에서).
이는 지나가는 신파(新派)극이 아니다. 동시대를 살아왔던 세대들조차도 인정하기 어려운 상상초월의 열악한 환경이 성장배경이었다. 그래서 그런 지 이전 어느 정부에서 보지 못한 장면들이 많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 당연한 일 같지만 국가 제일 사명으로 알고 그 실행을 매일매일 구석구석까지 살피려고 한다. 마치 그럴려고 대통령하는 것 같아 보인다. 크게는 관세대응부터 직장 일터의 안전사고, 서민경제 그 모든 정점에는 여지없이 ‘국민’이 있다.
기원전 221년 중국을 천하통일한 진시황제는 폭압통치로 채 11년도 되지 않아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버렸다. 아들 호혜(胡亥)는 간신 조고(趙高)에게 농락당해 망조가 되어가는 시기다. 기원전 209년, 지금의 하남성 등봉현(登封縣) 출신인 진승은 900여 명의 인부들과 함께 만리장성의 건설에 동원되어 공사처로 향하던 중 큰 비가 내려 모두 고립된다. 제때에 도착하지 못하면 목이 날아가게 된 처지에 놓이자 진승은 죽느니 반란을 결심하고 봉기하면서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라는 발언으로 좌중을 선도하였다. 벌써 2천년 전의 일이요, 공화정 국민들에게는 새삼스러울 게 없는 말이다.
얼마전 트럼프 미 대통령 국빈 방문시에 신라시대 황금왕관을 선물로 주는 장면은 뭔가 어색한 느낌을 감출 수없다. 세계 제일의 국민주권 국가인 한국에서 왕권의 상징인 왕관을 선물로 준비했다는 것은 대단한 넌센스인 것이다.
젊은 한신(韓信)이 과하지욕(跨下之辱)을 감내했던 것은 용기있는 자의 몫이다. 국민을 위하고 나라경제를 지켜내겠다는 이념앞에 누구의 가랑이 인들 어떠하랴, 그 한순간에 우리 ‘국민’이 눈에 밟히는 지도자라면 당연했을 일이지만 몸에 베지않으면 결코 쉽지 않는 일이다.
왕과 지도자를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꼭 말대로 행하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그가 즐겨쓰는 말중에서 ‘국가와 국민’ ‘국민과 국가’중에서 어느 말을 앞세우는가를 잘 관찰해보면 알 수 있다. 아니면 ‘짐은 곧 국가다(?)’ ‘왕후장상에 씨가 따로 있는가?’를 자문자답해 보는것도 한 방법이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와 2025년의 한국은 적어도 후자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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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김대중재단 워싱턴,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