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격’ 우루아판 시장직은 미망인이 계승… “카르텔 강경대응 중단 없다”

5일(현지시간) 우루아판 시장 취임식의 그레시아 키로스(가운데)[로이터]
치안 불안이라는 고질적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 멕시코에서 시장(당선인 신분 포함)이 지난 25년간 평균 2.5개월마다 1명씩 살해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2000년대 들어 현직 시장과 시장 당선인 119명이 피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25년 동안 두 달 반마다 1명씩 숨진 셈으로, 가장 흔한 범행 사례는 매복 후 총격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주(州) 별로는 오악사카(와하까) 24명, 미초아칸 20명, 베라크루스 13명, 게레로 12명 등으로 집계됐다.
대통령 집권 별로 나눴을 때 가장 치명적인 시기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59) 전 정부 때인 2012∼2018년으로, 총 42명이 숨졌다.
펠리페 칼데론(63) 전 정부(2006∼2012년) 때엔 3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칼데론·페냐 니에토 전 정부 시절 멕시코에는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마약 밀매 카르텔 소탕을 위해 갱단 주요 활동 지역에 군과 연방 경찰을 대거 투입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는데, 정부가 하나의 마약 밀매 조직을 와해하면 무주공산으로 변한 마약 수송 통로를 차지하기 위한 다른 조직 간 세력 다툼으로 다시 일대에 피바람이 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정치인이 카르텔 무력행사의 표적으로 수시로 노출됐다.
칼데론 전 정부 때엔 치안 수장이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 측과 결탁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기도 했다.
앞서 멕시코에서는 지난 1일 카르텔 폭력에 강경 대응을 천명해 온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의 카를로스 만소 시장이 피격으로 숨지면서, 온건한 방식의 치안 정책을 고수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를 성토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비등해졌다.
만소 시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농민을 갈취하는 카르텔 집단을 규탄하며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루아판 새 행정 책임자로는 만소 시장 미망인인 그레시아 키로스 우루아판 가족개발재단(DIF) 명예 대표가 임명됐다.
이 지역에서는 시장 유고 시 미초아칸 주의회에서 직위 계승자를 지명해 표결을 거쳐 승인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우루아판 시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미초아칸 주의원 만장일치로 시장직을 이어받게 된 키로스는 전날 미초아칸 주의회 청사에서 시장 취임 선서를 한 뒤 연설에서 "제 남편의 유산은, 그의 목소리가 강제로 침묵 당했더라도 계속될 것"이라며 "카르텔 강경 대응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키로스 신임 시장은 남편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폭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솜브레로(멕시코 전통 모자)를 지지자들과 함께 들고 나와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