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 과학유머잡지, 매년 노벨상 발표 앞서 기발한 연구 선정
▶ 도마뱀 선호 피자 연구, 술 마신 박쥐 비행능력 연구 등 수상

이그노벨상 수상한 일본 연구진[로이터]
젖소에 얼룩말 같은 줄무늬를 칠하면 파리가 덜 들러붙는다는 연구를 한 일본 연구팀 등이 올해 이그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버드대 과학 유머잡지 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18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대에서 시상식을 열어 10개 부문에 걸쳐 제35회 이그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 상은 매년 노벨상 발표에 앞서 재미있고 기발한 과학 연구를 내놓은 연구진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시상식 테마는 소화(digestion)였다.
일본 연구팀이 흑우에 수용성 래커로 흰색 줄무늬를 칠해 얼룩말 무늬를 만들 결과, 이 소들은 검은 줄무늬를 칠한 소나 아무 칠도 하지 않은 소보다 파리에 물리는 횟수가 최대 50% 적었다.
이러한 줄무늬 처리 방식은 기존 살충제를 대체할 수 있으며 동물 복지, 인간 건강,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연구로 생물학상을 받은 연구팀을 이끈 일본 국립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 소속 고지마 도모키는 "실험할 때 이그노벨상을 꼭 받고 싶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상식 무대에 줄무늬 옷차림으로 등장했으며, 동료 연구자들이 종이 파리 모형을 들고 그를 둘러싸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나이지리아·토고·이탈리아·프랑스 연구팀은 도마뱀이 특정 종류 피자를 선호하는지 조사한 연구로 영양학상을 받았다.
소아과 부문에서는 엄마가 마늘을 먹으면 모유 수유 중인 아기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탐구한 미국 연구팀이 수상했다.
미국 과학자 고(故) 윌리엄 빈은 35년에 걸쳐 본인 손톱이 성장하는 속도를 정밀하게 기록한 공로로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독일 연구자 프리츠 레너와 제시카 베르트만은 술이 외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입증해 평화상을 받았다.
또 술을 마신 박쥐의 비행능력을 연구한 미국·이스라엘 연구팀(항공학상), 냄새 나는 신발이 신발장 사용에 미치는 경험을 연구한 인도 연구팀(공학상), 파스타 소스가 왜 엉기는지 분석한 유럽 연구팀(물리학상)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그노벨상 시상식 진행자이자 AIR 편집자인 마크 에이브럼스는 AP통신 이메일 인터뷰에서 "모든 위대한 발견도 처음에는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어 보인다"이라며 "처음 마주하는 순간에는 아무도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이그노벨상은 이런 모든 발견을 기념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