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사관 사칭 보이스 피싱 조심
▶ 페어팩스 한인 “깜빡 속을뻔”
영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보이스피싱은 전화나 음성을 이용한 금융사기 수법이다.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홍 모 씨는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일 뉴욕영사관의 직원이라며 전화가 왔다. 그 사람이 ‘대한민국 검찰청을 대신해 연락한다’고 하면서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라고 했다”면서 “입력을 하자 인터폴 명의의 편지가 화면에 떴고, 이어 마약 관련 사진까지 올라왔으며 검찰청 검사와 연결시켜준다며 다른 사람과 통화를 시켜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홍 씨는 “대화 중에 사기라는 의심이 들어 ‘이상하다’고 말을 하자 상대방이 ‘장난인줄 아느냐’며 맞받아쳤다. 결국 직접 영사관에 확인해보겠다며 전화를 끊고 상황을 마무리했다”면서 “대한민국 검찰청이라는 말에 순간 당황했는데 웹사이트가 너무 정교하게 잘 만들어져 속을뻔 했고 상대쪽에서 말한 웹사이트가 처음에는 ‘kr’로 끝났는데 곧 ‘com’으로 바뀌고 발신 번호가 202로 시작되는 워싱턴 DC 지역 번호였는데 뉴욕 총영사관이라고 해서 보이스피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어 “뭔가 이상해서 주미한국대사관 웹사이트에 접속해보니 관공서 사칭 보이스피싱 유의 안내가 있어 보이스피싱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며 “한인들이 속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제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주미대사관은 지난 6월26일 웹사이트를 통해 ‘국내 관공서 사칭 보이스피싱 유의 안내’를 공지한 바 있다. 대사관은 당시 재외국민 대상으로 주미대사관과 재외동포청, 법무부, 출입국 등 국내관공서를 사칭하는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수법은 ▲대사관 또는 영사관 직원을 사칭해 한국 경찰청 또는 법무부로부터 전화 수신인에게 전달할 사항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행위 ▲전화 수신인에게 범죄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며 가자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하여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송금을 유도하는 행위 ▲법무부 또는 출입국 외국인청 전화번호로 여권이 도용되었거나 무효화 되었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행위 ▲상용메일주소로 재외동포청 365민원포탈 관리자를 사칭하는 행위라고 적시했다.
대사관은 전화, 문자, 이메일 등으로 직접 개인 정보를 확인하거나 금전 송금 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당황하지 말고, 이런 요구에 절대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대사관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마약범죄와 결합하거나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신 IT 기술을 악용하며 진화하고 있어 재외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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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