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상 최초 한인 킹카운티 의원 탄생 확정...킹카운티 5선거구서 피터 권, 스테파니 페인 11월 본선 확정

2025-08-24 (일) 1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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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선거 차이 3.6% 불과해 본선거서 ‘초박빙의 승부’ 예상

사상 최초 한인 킹카운티 의원 탄생 확정...킹카운티 5선거구서 피터 권, 스테파니 페인 11월 본선 확정
워싱턴주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킹카운티 의원 탄생이 확정됐다.
킹카운티 선거국은 지난 8월5일 실시된 예비선거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면서 킹카운티 의회 5선거구에서 피터 권(왼쪽) 후보가 27.7%를 얻어 1위, 스테파니 페인(오른쪽) 후보가 24.1%의 지지로 2위로 확정돼 11월4일 본선거에 진출하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적 이민온 권 후보나 한국인 어머니인 김명숙씨를 두고 있는 스테파니 페인 후보 모두 한국계이다. 결국 11월 선거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한국계가 당선되는 것이다.
킹 카운티는 현재 인구가 240여만명으로 미 전국 3,100여 카운티 가운데 인구 규모로는 전국 12위에 달할 정도로 큰 자치단체이다.
킹 카운티 의회는 현재 9명의 의원을 두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인구 26만7,000명당 한 명씩의 의원을 두고 있다.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49명으로 전체 주민 800만명을 관할해 인구 16만3,000여명당 한 명씩 상원의원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킹카운티 의원의 막강한 파워를 짐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예비선거에서 피터 권 후보가 1위로 본선거에 진출하게 되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이 급등한 상태다.
시애틀타임스의 지지를 받은 스테파니 페인 후보도 3위를 기록한 김칸 반 후보(렌튼시의원)의 추격을 1%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2위를 확정해 저력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11월 본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될지는 아무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초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비선거에서 양 후보가 지지율 격차가 3.6%에 불과한 상황에서 예비선거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예비선거에선 유권자등록 주민 가운데 25% 정도만 투표에 참여했지만 11월 본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대거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1월 본선거에만 투표에 나서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에 있느냐도 승패의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도도 주목할 만하다. 킹카운티 5선거구는 디모인스, 켄트, 시택, 턱윌라에다 렌튼 남부지역을 관할한다. 이곳에는 이민자와 노동자, 중산층이 혼합된 지역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권 후보는 행정 경험과 공공안전ㆍ주거 문제 해결을 앞세워 중도층을 공략하는 반면, 페인 후보는 보건ㆍ형평성ㆍ복지 이슈에 강점을 보여 진보 성향 유권자 결집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 후보는 한국서 태어나 3살때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민을 온 뒤 1990년 시애틀로 이주했으며 워싱턴대(UW)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마이크로소프트ㆍ보잉ㆍ노스트롬 등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다.
온라인 뮤직 스트리밍 회사인 랩소디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던 지난 2016년 주민들의 권유로 시택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20년과 2024년에도 내리 당선됐다.
한인 행사에도 많이 참석해 한인들에게 익숙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인 어머니를 둔 스테파니 페인 후보는 시애틀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로 시애틀대학(SU) 로스쿨을 졸업한 뒤 워싱턴주 행정법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며 킹카운티 청소년 사법개혁 위원회 등 다양한 공공 직책을 역임했다. 시애틀 하버뷰 메디컬 센터에서 오랫동안 이사로도 활동해왔다.
선거 전문가들은 여러 경력에서 훌륭한 두 후보가 본선거에 진출해 첫 한인 킹 카운티 의원이 탄생할 경우 늘어나는 아시아계ㆍ한인 커뮤니티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제도권 정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결국 11월 선거는 한인사회 정치 참여의 새로운 전환점을 여는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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