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부통령은 적절한 조건이 갖춰진다면 미국과 직접 핵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아레프 수석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쌓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상대는 잠자코 있는 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레프 수석부통령은 "이란은 균형 있는 조건 속에서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협상은 양측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하며, 지시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품위 있게 협상할 것이며,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농축 제로' 계획은 아주 웃기는 이야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약 2달간 중단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도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앞으로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밝힌 셈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5일 6차 핵협상 회담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틀 전인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 등을 전격 공습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이란은 지난달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015년 체결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했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과 핵협상을 재개했지만 이후 후속 회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전날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마시모 아파로 안전조치 사무차장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던 것과 관련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IAEA와 이란원자력청(AEOI)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이란 언론에 밝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란 대표단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과 미국의 침략에 대해 책임을 다하지 못한 IAEA의 실패에 강력히 항의했다"며 관련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6월 자국 핵시설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잇따른 폭격을 당한 뒤 사찰 등 IAEA 업무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고, 이에 지난달 4일 테헤란에 머무르던 IAEA 사찰단이 출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