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송금 의혹 사건서 변호 맡아…민변·참여연대 활동 등도
▶ 조직 개편·불공정거래 척결 등 현안 산적…내일 바로 취임
▶ 전임 이어 ‘또 법조인’ …”난 튀는 사람 아냐, 걱정말라”

이찬진 변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찬진(61) 제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내정됐다.
이찬진 금감원장 내정자는 이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불공정거래 척결, 생산적 금융 전환, 금융소비자 보호 등 새 정부의 국정 과제 실행을 밀착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3일(한국시간) 임시 금융위 의결을 거쳐 이복현 전 금감원장 후임으로 이찬진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보직이다.
그간 세간에서 거론된 금감원장 후보군엔 없던 인사로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가와 업계에선 다른 관료나 정치인 출신 인물들을 점쳐왔다.
검사 출신이었던 전임자에 이어 연속으로 법조인 출신의 금감원장 인선이기도 하다.
이 내정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는 그렇게 튀는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며 "선무당이 사람 잡는 짓을 할 생각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돌출 발언과 과도한 권한 행사 등으로 자주 논란이 됐던 전임자와는 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제가 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도 "기존 금감원 구성원들의 의견도 듣고 흐름도 파악한 다음에 말씀을 드릴 것이고 함부로 떠들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각종 사법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변호를 맡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아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등을 설계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다만 금융권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평가된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이 내정자는 벤처 창업·상장기업 등 다수 기업에 자본시장 회계 관련 법률 자문과 소송을 수행하는 등 직무수행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제청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신뢰 회복,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금감원의 당면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전례를 감안할 때 이 내정자는 대통령 재가를 거쳐 다음날 바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장 자리는 이 전 원장이 지난 6월 초 퇴임한 이후 두 달여 간 공석이었다.
새 금감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직 개편, 불공정거래 척결, 금융소비자 보호 등 당면 과제들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위원장 후보로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도 지명되면서 감독체계 개편을 서두르기보다는 당면한 현안들을 안정감 있게 해결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전 원장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 데 이어 이 내정자도 금융권 안팎 현안들을 다루며 강한 존재감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