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부인 할인’으로 3천500만원에 시계 구매…金, 500만원만 줘”
▶ “金, 시계받고서 대통령실 홍보수석 제안”…로봇개 대가성 부인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에게 5천만원대 명품 시계를 건넨 사업가 서모씨가 김 여사에게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사면·복권 및 구청장 공천 문제와 이태원 참사 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한 이견으로 김 여사와의 관계가 틀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김 여사와 멀어지면서 결국 시계구매 대금 가운데 상당액을 받지 못했다는 게 서씨의 입장이다.
서씨는 13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계를 구매하게 된 이유와 김 여사에게 건넨 경위, 시계 구매대금을 온전히 받지 못한 배경 등을 소상히 밝혔다.
그는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2022년 9월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에서 시가 5천만원 상당의 시계를 이른바 '영부인 할인'으로 3천500만원에 구매한 뒤 김 여사 자택을 찾아 직접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서씨는 또 김 여사로부터 해당 시계 구매 대금으로 현금 500만원을 받았지만 차액 3천만원은 끝내 받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김 전 구청장과 이 전 장관과 관련한 정치적인 대화가 화근이 돼 김 여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다.
서씨는 "김 전 구청장의 경우 대법원판결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사면되고 곧바로 보궐선거에 공천됐다"며 "이러면 안 된다고 김 여사에게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태원 참사의 인명 피해가 커 책임자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도의적으로 해임해야 한다고 했지만 역시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가 '발신번호 제한'으로 표시되는 비화폰으로 전화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당신이 내 이름을 팔고 다닌다고 한다'며 질책한 뒤로는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고 했다.
다만, 서씨는 애초에 김 여사가 주지 않은 시계 구매 대금 3천만원의 출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서씨는 시계를 김 여사에게 건넨 경위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김 여사가 내 시계를 보고 '예쁘다. 해외 나갈 때 차야겠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자신은 공무원이라 소문날 수 있다'고 얘기하길래 내가 대신 사준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시계를 받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도와달라며 대통령실 홍보수석 자리를 제안했다고도 했다.
특검팀은 서씨가 로봇개 사업을 수주하고자 김 여사에게 명품 시계를 건넸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으나 서씨는 수익은커녕 손해만 봤다고 주장했다.
서씨가 김 여사에게 시계를 전달한 시점은 그가 운영하던 업체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시범운영 계약을 맺은 시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씨는 "로봇개 한대가 4억원인데 시범운영 계약금으로 1천760만원을 받았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 오빠의 장모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서씨가 건넸다는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의 상자와 보증서를 확보했으나 시계 실물은 찾지 못했다.
특검팀은 현재 시계 구입 자금의 출처와 시계의 행방 등을 추적하고 있다.
지난 12일 구속된 김 여사는 오는 14일 구속 후 첫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