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러 정상 각각 8시간·9시간 날아와야… ‘상호 불편한 장소’ 오히려 장점
▶ 회담장 물색·일정 답사로 분주…당일 앵커리지 주변 하늘길 폐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우크라이나 휴전 담판을 앞둔 알래스카에서는 미 당국자들이 속속 도착해 두 정상이 만날 장소를 물색하는 등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미국 CNN 방송은 11일 디데이를 나흘 앞둔 이날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장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미 당국자들이 미리 알래스카 현지에서 장소를 확정하고 의제를 명확히 하고자 분주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양국 정상이 구체적으로 알래스카 어디에서 만날 것인지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온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단기 임대 부동산 중개인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비밀 경호국이 앵커리지 내 침실 6개짜리 건물을 빌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여름 성수기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한 곳인 알래스카에서 양국 지도자가 만나는 만큼 관광객들의 혼란을 줄이고자 알래스카 내에 있는 미군 기지들이 회담 장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러 정상회담 당일 앵커리지 주변 하늘길은 모두 폐쇄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오는 15일 앵커리지 상공에 'VIP 이동'을 알리는 항공 통지문을 이날 게시했다. FAA는 해당 게시글이 회담 다음날인 16일에 삭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통신 리아 노보스티가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1867년 사들인 알래스카는 미국과 아시아의 중간에 있어 그간 꾸준히 미국과 비서방간 외교 활동의 장소로 활용된 지역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를 깜짝 방문한 바 있으며 등 2021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에는 앵커리지의 호텔 캡틴 쿡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알래스카가 이번 미러 정상회담 장소로 낙점된 것도 알래스카의 이 같은 지리적 특성과 역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래스카가 미국과 러시아 입장에서 모두 "상호 불편한 장소"라고 이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워싱턴 D.C에서 알래스카까지 비행기로 8시간이나 이동해야 하고 푸틴 대통령도 전시 상황서 비행기로 9시간이나 이동해야 하지만 미러 어디에도 가깝지 않다는 점에서 양국 지도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알래스카가 "완전히 논리적인 장소"라고 말한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이번 알래스카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뉴욕 유엔총회 참석 이후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