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제불능 캐나다 산불… “기후변화의 엄중한 징후”

2025-08-11 (월) 07: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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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주민 수만 명 대피

캐나다의 올해 산불 피해 규모가 역대 두 번째로 큰 것으로 집계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캐나다산불센터(CIFFC)가 집계한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731만8천421㏊(약 7만3천㎢)에 달한다.

이는 지난 5년 간 평균 피해 면적인 약 411만㏊보다 약 78% 늘어난 수준으로, 2023년에 이어 기록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CIFFC는 전국에서 발생 중인 산불 470건 이상을 '통제 불능' 수준으로 분류했다.

현재까지 최악의 산불은 서스캐처원 주와 매니토바 주의 대초원 지역에 집중됐다. 이들 두 지역은 올해 피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산불로 인해 전국적으로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으며, 서스캐처원주에서만 6천700여 가구, 1만7천여 명이 캐나다 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다.

동부 해안 지역도 산불을 피하지 못했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 전역에서 산불이 맹위를 떨치면서 여러 도시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이같은 확산세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했다.

일본 유엔대학이 발간한 분석 보고서는 올해 캐나다 산불이 "기후 변화의 엄중한 징후"라고 결론지었다.

봄철의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기온을 평균 대비 2.5도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산불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마이크 플래니건 톰슨리버스대 예측서비스·비상관리·화재과학연구 의장도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현실"이라며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더 많은 화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올라가면 산불이 집중되는 시기가 길어지고 화재의 원인이 되는 번개도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운 기후가 연료, 죽은 초목, 숲 바닥에서 수분을 흡수해 건조시키면서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고도 덧붙였다.

존 애버처글루 머세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캐나다의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국으로 확산한 상황을 언급하면서 산불 문제를 국제적인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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