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믿음 유산을 후세대에”⋯은퇴목사의‘마지막 사명’

2025-07-21 (월) 08:01:05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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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믿음 선교회 (New York Belief Mission Inc.) 박수철 목사

▶ 은퇴목회자들의 진정한 역할과 사명 고민하던중

“믿음 유산을 후세대에”⋯은퇴목사의‘마지막 사명’

조용기목사로부터 여의도 순복음교회 선교국장으로 임명받은 박수철 목사.

▶위축돼가는 이민교회 다시 신앙의 불씨 되살리고파
▶후세대 신앙회복 위해 헌신하기 위한 도전 결심
“믿음 유산을 후세대에”⋯은퇴목사의‘마지막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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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한인 개신공동체는 지금, 지난 수년전 휘몰아친 코로나 19사태 이후 매우 조용하지만, 깊은 위기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이민 1세대의 신앙 열정으로 시작된 수많은 교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예배당 안의 자리가 비어가고, 교회의 울림은 점점 잦아들고 있다. 젊은 세대의 이탈, 언어와 문화의 간극, 목회자 수급의 어려움, 재정적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교회 공동체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믿음 유산을 후세대에”⋯은퇴목사의‘마지막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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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사역의 길 모색
특히 이민교회의 선봉장이었던 목회자들이 은퇴 시점에 이르면, 그 다음을 이어받을 영적 리더십의 부재는 한인 개신교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과제중 하나다. 이제 은퇴 목회자들은 사역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위기의 시대속에서 다시금 신앙의 불씨를 되살릴 ‘마지막 사명’ 앞에 서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 은퇴 목사가 ‘믿음 선교회’란 이름아래 새로운 사역의 길을 모색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자신이 걸어온 신앙여정을 정리하며, 이민자들과 후세대의 신앙회복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그의 도전은 단순한 개인의 결단을 넘어, 오늘날 뉴욕 한인교계에 던지는 중요한 물음이자 울림이다.

과연 지금 한인교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은퇴 목회자들이 이 시점에서 감당해야 할 진정한 역할과 사명은 무엇인가? 그리고 ‘믿음 선교회’는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민교회의 어려운 현실과 점점 위축되고 있는 이민교회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현재 믿음 선교회를 준비하고 있는 박수철 은퇴목사의 새 계획과 함께 새로운 사역의 비전은 무엇인지 조명해 본다.

■ “고기 잡으려면 큰 물로 가야” 조용기 목사 말 듣고 뉴욕으로
1984년 박수철 목사가 미국 뉴욕에 오게 된 것은 오래 전 한국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조용기 목사를 만난 것이 계기였다. 박수철 목사는 조용기 목사가 “고기를 잡으려면 고기가 많은 큰물에 가야 된다.”는 말을 듣고 당장 실천에 옮긴다.

뉴욕에 와서 플러싱 유니언 상가에 오피스를 얻어놓고 그 곳에 ‘순복음 세계선교회 뉴욕지부’ 라는 이름의 간판을 단다. 그리고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를 시작하니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 목사는 그때 조용기 목사의 큰 아들인 대학생 조희제에게 성가대 지휘자를 맡기고, 뉴저지에는 순복음중앙교회라는 이름의 개척교회를 열어 뉴욕 뉴저지 양쪽을 열심히 섬겼다. 그걸 접한 여러 목사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인근에서 교회 활동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목사는 거기에 대항 대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소명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고 한다. 또 1985년도 조용기 순복음교회 목사가 부흥회를 개최하려 했을 때, 6개월이 걸려도 얻기 힘든 맨하탄 리버사이드 교회를 박 목사의 특별한 로비로 즉시 얻어 개최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미국-한국 넘나든 순복음 사역자
박수철 목사는 뉴욕과 뉴저지 동시 개척한 두 교회중 뉴저지지역 교회는 이우영 목사에게 넘겨주었다. 이후 박수철 목사는 브루클린 순복음교회 담임목사였던 박근억 목사가 교단 총회의 총무로 가고 브루클린 순복음교회는 박 목사가 맡게 되었다.

그 후에 브루클린 순복음교회를 이호선 목사에게 넘겨주고 이호선 목사가 브루클린 순복음 교회를 플러싱으로 이전해와 뉴욕순복음연합교회로 이름을 개명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박 목사는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교회 개척에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면서 수난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30년전에 들어간 플러싱 린덴 블러버드 코너에 있는 옛 순복음플러싱고회 건물을 입주 3년만에 자체 건물로 만들면서 그때부터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 400명이 넘는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박 목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박 목사는 또 다시 한국에 나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최자실 목사기념 기도원장 및 지교회 담임목사의 직함을 맡기도 했다.

세계에 나가있는 순복음교회의 파견선교사 800명을 관장하는 선교국장으로 책임을 맡는 등 박 목사의 할 일과 사역은 끝이 없었다.

■러시아 선교회에도 꾸준한 후원
박 목사는 은퇴후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합창단을 만들어 한국이나 미국 등을 오가면서 돕고 있는 러시아 선교회(대표: 김바울 목사)에도 꾸준히 자금을 보냈다. 그리고 선교방송을 하고 있는 뉴욕 TV 방송의 선교활동에도 열심히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과정으로 보아 앞으로 믿음 선교회의 활동이 박 목사를 통해 미국과 미국 외 선교활동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고 큰 영향을 미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믿음 유산을 후세대에”⋯은퇴목사의‘마지막 사명’

우크라이나 성도들과 에배후 가진 기념사진


‘믿음선교회 통해 하나님 사명 실천하는 일에 전력 다할 것”
■ 박수철 목사 ■

박수철 목사는 1978년도 한국에서 순복음 신학교(현 한세대학)를 졸업하고 여의도교회에서 3년간 전도사로 활동하다 목사 시험을 거쳐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목사로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하나님의 사역을 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한 길을 걸어온 박수철 목사.

지금은 하나님의 사명을 실천적으로 옮기기 위해 행동하는 선교회란 의미의 ‘믿음 선교회(Believe Mission)’를 통해 나머지 생을 하나님의 기름부은 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뉴욕 및 뉴저지에 한인교회가 500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교회로서의 역할, 교회다운 교회는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박수철 목사는 그 이유를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는 설립하지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은 뒤로 하고 자신의 명리에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박 목사는 교회가 바로 서고 교회협의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하나님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며 그 길은 목회자가 변해야 교회가 새로워지고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 목사는 또한 하나님의 일꾼들은 하나님의 사명을 실천해야 하고 하나님의 사명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영혼구원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고, 그렇게 해야만 하나님이 주는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목회자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회자가 하나님이 주는 사명을 떠나 엉뚱한 것에 관심을 갖는다면 장사꾼이나 다름없다며 박 목사는 “남은 인생 하나님이 시키는 사명을 실천하는 일에 전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앞으로 열심히 선교사들을 돕고 싶다는 박수철 목사. 선교는 할 일이 많이 있다. 꼭 외국에만 나가 하는 게 아니라 미국 내에도 어려운 학생들, 노인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겪는 정신적, 영적 문제들이 많다며 이를 돕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회원 및 이사 영입에 적극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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