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금·대체 수단 인식 확산도 영향…기관 자금 대거 유입
▶ “옵션거래자들 목표가격 12만달러” “올해 14만달러 이상으로 상승”

비트코인 [로이터]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11만2천 달러선을 사상 처음 넘어선 지 하루 만인 10일 11만6천 달러선까지 돌파하며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에만 25% 이상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약 8% 상승했다. 지난 4월 7만4천 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약 3개월간 60%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의 상승은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우선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의 상승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난 5월 15,500선까지 떨어졌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최근에는 20,600선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글로벌 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4조 달러에 오르는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최고가를 다시 쓰는 신바람을 타고 있다.
그동안 위험 자산으로서 기술주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온 비트코인도 기술주 랠리와 함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위축됐던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완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 가상화폐 시장에도 충격을 줬던 '관세 전쟁'은 이제 학습 효과로 인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완화한 투자 심리 기저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기조 등 우호적인 환경 조성이 자리잡고 있다.
'친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 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전략 비축을 추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의 가치를 인정했다.
미 상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일명 지니어스(GENESIS) 법안을 지난달 통과시켰고, 이제 하원에서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주로 미 달러화나 유로화 등에 교환가치가 고정되게 설계된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 법률 준수를 의무화하고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업계가 가장 기대하는 첫 번째 법안으로, 시장은 코인을 정당한 금융 수단으로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로이터 통신은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 경신은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암호화폐 정책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금융 서비스 업체인 레드(Ledn)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마우리시오 디 바르톨로메오는 "비트코인은 투자자와 기업들의 끊임없는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완화하고 이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1월 ETF 출시 이후 현재까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누적 순유입액은 약 500억 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약 145억 달러가 들어왔다.
특히, 이달 들어 이틀간 10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오는 등 7월 첫째 주에만 12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여기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계속 비트코인을 매집해 약 60만개를 보유하는 등 기업과 기관 중심의 매수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가치 저장 수단이자, 동시에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안정적인 대체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OKX US의 최고경영자(CEO) 로샨 로버츠는 "(최근 흐름은) 비트코인이 왜 독보적인 존재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알트코인이 흔들릴 때 기관들은 비트코인을 거시적 헤지 수단이자 성숙한 자산군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옵션 거래자들은 비트코인 목표 가격을 12만 달러로 잡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해시덱스의 글로벌 시장 인사이트 책임자인 게리 오셰아는 비트코인이 올해 안에 14만 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