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국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너무 멀리간 것은 아닐까?

2025-07-03 (목) 06:59:29 노세웅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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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런던을 방문했을 때, 도시의 역사적인 아름다움과 문화적 다양성에 감탄했을 뿐만 아니라, 깊은 불편함에 빠뜨린 놀라운 광경도 목격했다. 화창한 여름 오후(6월 14일)에 천여명 명 이상의 나체 자전거 행렬이 공공 도로를 따라 행진하고 있었다. 경찰은 교통을 통제했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그 행렬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중에 이것이 ‘월드 네이키드 바이크 라이드(World Naked Bike Ride)’라는 합법적인, 환경 문제와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항의 행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영국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너무 멀리 간 것은 아닐까?

영국은 흔히 품위와 전통, 조용한 자신감을 가진 나라로 알려져 있다. “젠틀맨”이라는 용어가 탄생했고, 오랜 세월 존경받아 온 곳이다. 수세기 동안, 영국 사회는 예의와 절제, 공공 질서에 대한 존중으로 찬사를 받아왔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이미지가 점점 쇠퇴해가고 있는 듯하다. 표현의 자유와 같은 현대적인 가치가 중요하고 필요하긴 하지만, 공공 장소에서의 어떤 행동들이 사회적 결속과 존중이라는 근본적인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유와 무질서 사이의 경계는 매우 미묘하다. 항의하고 표현할 권리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러나 대낮에 공공 장소에서 나체가 정상화되고, 심지어 찬양의 대상이 될 때,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누구의 자유가 존중받고 있는 것인가? 누구의 편안함이나 가치가 무시되고 있는가? 진정한 자유란 표현의 권리뿐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할 책임, 즉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이익 사이의 균형을 포함한다.

더욱이, 한때 금기시되거나 도발적이었던 행동들이 이제는 무관심 속에 받아들여지거나 박수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사회를 더 계몽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더 관대해진 것인가? 영국의 위대함은 단순한 관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유와 절제, 혁신과 전통에 대한 존중 사이의 균형에서 나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유의 정신은 언제나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공공의 품위나 공동체 기준을 허물기 위한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성숙하고 자신감 있는 사회는 충격을 통해 말할 필요가 없다. 불편함이 아닌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영국이 21세기를 살아가며 스스로를 정의해 나가는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자유가 무엇을 허용하는가'가 아니라 ‘자유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일지도 모른다.

<노세웅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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