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류미비자 무료 의료보험 예산 삭감…영화 제작 세액공제 1조원 편성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로이터]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들을 지원하는 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할리우드 영화 산업을 위한 대규모 지원 예산을 편성해 중도층 표심 잡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블룸버그 통신과 지역 일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와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의 지출 규모를 3천210억달러(약 437조원)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
앞서 뉴섬 주지사는 불법 체류자라고 할 수 있는 서류 미비 이민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의료 서비스를 대폭 축소할 것을 제안했고, 민주당이 다수인 주의회에서는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없는 이민자에게도 저소득층에 해당하면 포괄적인 의료보험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요와 이에 따른 비용 증가로 재정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의료보험 수혜자 신규 등록을 중단하고 모든 성인 가입자가 월 100달러(약 14만원)를 납부하도록 하며, 장기 요양 돌봄 혜택과 치과 치료비 보장도 없앨 것을 제안했다.
주의회는 이를 일부만 받아들여 19∼59세의 성인이 2027년 7월부터 월 30달러(약 4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게 하고, 치과 진료비 보장은 2026년 7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주정부의 재정 적자가 최근 몇 년간 크게 불어난 가운데 주의회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힘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시 가브리엘 주의회 예산위원장은 "우리는 주민들이 의존하는 안전망 프로그램을 대폭 삭감하기 전에 자비심(compassion)과 재정 책임성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안에는 뉴섬 주지사가 제안한 영화 산업 진흥책도 핵심적으로 반영됐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상징적인 영화 산업"과 이를 통해 유발되는 경제효과를 촉진하고자 한다며 이 산업에 지원하는 세금 공제액을 종전(3억3천만달러)의 2배 이상인 7억5천만달러(약 1조원)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뉴섬 주지사는 지원 대상으로 이미 48편의 영화·드라마 제작 프로젝트가 선정됐으며, 이들 프로젝트가 주 전역에서 수만 명을 고용하는 비용을 포함해 약 6억6천400만달러(약 9천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캘리포니아주의 연간 재정 적자는 여전히 120억달러(약 16조3천억원)로 높은 수준이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