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족 자존심 망각한 대통령선거

2025-06-13 (금) 07:32:30
크게 작게

▶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VA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22일 동안에 치뤄진 급조 단막극이었다. 선뜻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축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재명, 김문수 2후보중 누가 당선되었더라도 흔쾌한 축하격려는 안 나왔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허위, 거짓, 가짜사과, 과장친절, 아부가 범람한다.

이재명 후보는 선거운동때 테러제보가 밀려든다며 방탄복을 껴입고 연설때마다 방탄 유리벽을 설치하곤 했다. 그런데 당선 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평복차림으로 김혜경 여사와 함께 장도 보고 일반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가히 대중을 홀릴 줄아는 교활의 달인이다”라는 뒷말이 벌써부터 따른다. 외신들의 보도도 이재명의 평소 속절없는 정책변화, 말바꾸기에 경계심을 표했다.

중국과 일본정부는 화해무드를 기대한다고 평가했지만 미국측은 철통안보를 약속하면서도 친중노선으로 기우는 것을 경계하는 언급이 많았다.
한 우파 정치인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가리켜 “공산주의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라고 극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말자는 국민이 훨씬 더 많았다. 김문수, 이준석 두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더라면 시너지 효과(군중 호응)를 더하여 이재명에 참패를 안겼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대선결과로 국가정의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신할 길이 없다.


이재명에 겸손을 요구하는 증거이자 이유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당선자는 임기 시작 첫날부터 사법부 목조르기와 내란 김건희, 채상병 특검 등을 채택하는 등 강경노선으로 가고 있다. 사법부 스스로도 잘 길들여진 애완견처럼 저항 못하고 자멸의 길로 빠져들어 국민의 충격과 실망이 크다.

누가 보더라도 복잡다단한 자신의 대형 범죄비리 혐의를 재판받지 않고 덮고 가자는 횡포부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상상하기에도 닭살돋는 박정희 전대통령의 유신, 긴급조치 선포가 떠올라 오싹해진다. 인류역사는 강한 자가 겸손치 못하고 부당하게 힘을 남용하면 결국 그 강함이 자기 자신을 해친다는 진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곧 열릴 G7 정상회의에 이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초청을 받고 첫 외교 시험무대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각국 정상들은 대화상대로 수뇌의 경력, 행적은 물론 품격, 국민 여론 등을 소상하게 정보통들의 보고를 받고 임하게 된다. 신임 이재명 대통령이 친북 친중, 반미노선 등은 물론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하고 재벌 해체 주장과 국고금을 현찰로 풀어 나누어 주자는 공산주의식 경제추종자라는 사실도 우리 국민보다 더 세밀하게 파악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상대한다는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보수면 어떻고 진보면 어떠냐”라는 지론을 거둬들이고 확실한 국가통치 이념, 철학을 내놓고 국민과 화합단결하여 국가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확실한 이념없이 정권을 이끌자는 것은 나라를 험난한 국제 파고에 표류시키자는 황당한 논리에 다름아니다.
국가지도자, 대통령이 국민의 환호속에 나라를 이끌려면 덕(德)으로 다스리는 것이 정도이다. 잔꾀 묘기는 모두를 망치는 악수, 하책이다. 이재명 대표는 순발력과 열정이 있는 인물이라는 지지자들의 평가도 있다. 심기일전 평등사상을 발휘하여 일반 국민들과 똑같이 법의 심판대에 올라서는 모범을 보여라. 대통령직 수행이 떳떳하고 국민신뢰를 앞세울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족 최대 과제인 통일문제가 후보들간의 토론에서 아예 종적을 감춘 치매성 저질 난장판이었다.

대통령 후보 김문수는 이재명 후보 인신공격에 열중하여 일부 국민의 호응을 얻었지만 비전 제시가 거의 없어 유권자들이 크게 실망했다. 전 민주당 대표 손학규 지도자와 합의한 공약, 개헌(헌법개정) 임기 3년으로 단축, 이원 집정부 제도 등을 다짐하는 선거전을 진행했더라면 더 많은 지지를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문수는 노동부장관 자리를 임명해준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의리를 저버리지 못하고 선거 내내 질질 끌려다녔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민들이 질겁을 하는 목사 자칭 극우파 전광훈과의 끈을 확실히 풀지 못해 민주당의 공격을 받고 비틀거리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준석 후보는 시종일관 자기 정치이익 계산에 발광했다. 그의 안중에 국가안정, 민주수호는 아예 없었고 끝내 단일화를 외면하고 말았다. 국민의 힘, 이제 예측했던 것처럼 당권싸움, 내분, 와해 수순을 밟고 있다. 국가 앞날이 절망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민의 갈채 속에 선정을 베풀어 국민의 환호를 받는 날이 온다면 그때 가서 나는 축하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571)326-6609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