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 금리전망 ‘안갯속’
▶ 당초 2차례 단행 전망
▶ 경제 불확실성이 변수
▶ 헤지 거래도 크게 늘어

워싱턴 DC 연준 본부.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정책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약 0.5% 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긴 하지만 한 번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부터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연이어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또 이같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한 헤지(위험회피) 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이 연준 금리 경로 급변에 대비한 헤지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금리 스왑시장은 전반적으로 연준이 올해 10월부터 두 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리정책이 크게 변화하는 시나리오에 대비한 헤지 거래도 늘고 있다.
대형 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완전히 다른 전망을 내놓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골드만삭스의 윌리엄 마셜 전략가는 최근 고객보고서에서 “관세 관련 소식에 따른 변동성이 또 한 주 이어지며 금리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 가서야 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4월까지 고용시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 연준이 굳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단기금융시장에서도 이런 견해에 동조해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으로 보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금리를 전혀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포지션도 있는데 지난주 다시 이 헤지거래가 활발해졌다.
트레이더들이 보유한 미결제 약정, 즉 아직 청산되지 않은 위험(포지션) 규모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인상할 수 있다고 보는 매파적 베팅이 계속 늘고 있다.
반대로 씨티은행은 보고서에서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증가하는 하방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포지션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하반기에 공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옵션시장에서는 금리를 크게 내릴 것이라는 비둘기파적 헤지 포지션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하나는 올해 말까지 빅컷을 연속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지션으로, 지난달 26일과 30일에 이어 이달 3일에도 매수가 많이 이루어졌다.
연준의 리사 쿡 이사는 3일 뉴욕 외교협회 주최 행사에서 “관세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경제 활동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앞으로 며칠, 몇 주, 몇 달은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통화 정책에 대한 최선의 접근 방식은 인내심이며 따라서 정책 기조 조정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올해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는 2일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고보도했다.
대부분 연준 간부들이 무역전쟁의 추이를 더 보고 금리 인하를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지만 일부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며 조기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