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십 년 전, 삶의 터전을 찾아 대한민국을 떠나 해외로 나왔다. 낯선 땅에서 가족을 일구고 일터를 세우며 살아왔지만, 내 가슴 한켠에는 늘 조국 대한민국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내란 사태로 만들어진 이번 6월 3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며 그 관심은 어느 때보다 무겁고 또 뜨겁다.
많은 분들이 묻는다. “그렇게 오래 외국에서 살았는데, 왜 아직도 한국 정치에 관심이 있느냐”고. 나는 되묻는다. “부모님이 계셨던 그 땅, 나를 키워준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느냐”고.
우리는 조국의 역사 속 아픔을 기억하고, 그 속에서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긴다.
1980년 광주의 아픔을 그리고 이를 극복한 1987년 6월 항쟁, 그리고 그 열망으로 이루어낸 직선제 개헌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6.3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주권자 국민이 바로 서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자부심을 느낀다. 짧은 시간 안에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쟁취하며, 문화와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의 모습은 참으로 놀랍다. K-문화, 반도체 산업, 세계적 방역 능력 등은 모두 국민의 역량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성과이다.
그 안에는 민주적 제도를 통한 견제와 균형, 그리고 꾸준한 시민의 참여가 있었다.
나는 지금도 한국 뉴스를 보고, 그 안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나에게 투표권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여전히 나도 대한민국의 일부라는 사실, 그리고 그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다.
우리는 역사의 목격자일 뿐만 아니라, 그 역사의 일부다. 비록 해외에 살고 있지만, 나의 마음과 기억, 정체성은 많은 부분 한국과 함께 움직인다.
6.3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포용과 협력의 정치를 실현하는 나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조국을 향한 이 관심과 자부심은 단지 감정이 아니라, 역사를 지켜본 한 사람의 소명이기도 하다.
축구 경기를 보며 손에 손잡고 응원하던 그 모습으로, 이번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찬 모습을 꼭 보고싶다.
<
이재수 워싱턴 민주평통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