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선거 참관을 마치며
2025-06-03 (화) 08:03:29
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
2025년 을사년은 혼돈과 격변의 한해인 것 같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 너무나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도 미국과 만만치않게 상당한 변혁과 격동의 시간들을 겪고 있다.
12.3 계엄과 대통령 탄핵 그리고 6.3 대선을 겪으면서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나를 비롯한 해외에 사는 동포라면 모두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셨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이번 대선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것 같다.
나는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된 재외선거의 참관인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감동적인 장면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갓난아기를 안고 먼거리에서 네다섯시간을 들여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아 오신 분, 사전 등록을 미리 하지않아 투표를 할 수 없다고 하니 너무 아쉬운 나머지 발걸음을 돌릴 수 없어 잠시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는 분도 계셨다. 어떤 분은 투표함 앞에서 눈을 감고 기도하는 분도 계셨다.
한분 한분이 너무 귀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날만은 그들 모두는 애국자였다. 어느 후보자에게 한표를 던졌든간에 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을 것이다.
어떤 분은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부정선거 논란을 의식했는지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다. 성가스럽게 생각하지않고 일일이 질문에 성실히 답해주신 하언우 선거관님께도 감사드린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를 도둑질하는 일은 이런 귀한 발걸음을 하신 모든 분들의 심정을 갈기갈기 유린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앞으로도 목숨걸고 지켜나가야할 민주주의의 보물이다.
만에 하나 선거부정을 의심을 하는 분들이 어떤 개선을 요구한다면 무시하지말고 납득할 수 있도록 진정성있게 설명하고 법 안에서 개선하고자 노력한다면 모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성역과 같은 존재는 있을 수 없다. 서로 노력하면서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믿어줄 것은 믿어주어야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않을까.
무엇보다 젊은 세대의 투표참여가 눈에 띄게 많았으며 어떠한 소란이나 부정도 없이 질서정연하게 한 표들를 행사하시는 수준높은 민주시민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이국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름아닌 내 나라 조국이 자랑스럽고 부끄럽지 않는 나라가 되는 것일 것이다. 요즘은 정치인들보다 성숙된 국민들이 더 애국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 예술, 체육, 문학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성공신화들을 이끌어내며 나라의 위상을 올리고 있다. 해외동포 입장에서는 은근히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다. 반면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는 수치스러울 정도도 실망스럽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나오신 분들의 모습들을 지켜보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투표에 임했을까 상상해 보았다. “이국땅에서 자랑스런 사우스코리아라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게 만들어주길” “통일 대통령이 되어 세계앞에 모범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 주길” “임기를 다 채우는 지도자가 되길”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켜내는 지도자가 되길” “정의와 공정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주길” “약자의 아픔을 함께 할 지도자가 되길” “말만이 아닌 공약을 지키고 실천하는 지도자가 되길” “경제를 좋게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지도자가 되길” “아기를 많이 낳아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길” 등등…그들은 각자의 염원을 담아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6.25 전쟁을 경험하고 전세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가로써 단기간에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한 엄청난 저력을 지닌 나라이다. 깨어난 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은 분명히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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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