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대 한인 남성, 5세된 딸 무자비 폭행 살해

2025-06-03 (화) 07:12:47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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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서 ‘분노장애’ 아빠 평소 학대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20대 한인 남성이 5세 친딸을 학대하고 무자비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인면수심의 이 한인 아빠는 아이가 저지른 실수에 분노해 욕실에 팔과 다리를 묶어둔 채 수 시간 방치하거나, 식중독 증세를 보이며 구토를 한 딸을 이유 없이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작 다섯 살, 이제 막 세상을 마주할 나이의 아이는 아빠의 손에 짓밟혀 온몸에 멍 자국을 남긴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에 거주하는 한인 한우진(29)씨가 5세 딸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시애틀 지역 매체 KOMO 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페더럴웨이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1시께 “아이가 의식을 잃었다”는 911 신고를 받고 사우스웨스트 캠퍼스웨이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온몸에 멍이 든 채 의식을 잃은 어린 소녀를 발견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했으며, 아빠 한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추궁했다.

체포 보고서에 따르면 아빠 한씨는 전날 밤까지도 훈육을 핑계로 아이를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아이 몸의 멍과 상처는 자신이 스테인리스 소재 금속 보온 컵으로 때려 생긴 것이라며, 평소에도 컵이나 막대기로 자주 아이를 훈육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씨는 2급살인 혐의로 킹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보석금은 500만 달러로 책정된 상태다.

수사관과의 면담에서 한씨는 사망 당일 아이가 식중독 증세를 보이며 집 안에 있던 어린이용 변기를 넘어뜨리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아이의 배를 여러 차례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주먹을 휘두를 때 “있는 힘껏 때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씨는 아이의 발을 욕실 벽에 고정된 변기에 묶고, 팔은 문 위에 설치된 턱걸이 바에 줄로 묶은 채 약 세 시간 동안 방치했다. 이후 아이를 풀어준 뒤 저녁을 먹이려 했으나, 아이가 음식을 토하거나 밀어내자 다시 격분해 금속 보온컵으로 아이의 손과 팔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고 진술했다.

당시 이 아파트에는 한씨와 사망한 5세 딸 외에도 한씨의 여자친구,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함께 거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 새벽 3시께 여자친구는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섰으며, 이후 약 10시간 동안 한씨 혼자 아이를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 법원 기록에 따르면 한씨는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적은 없지만, 지난해 함께 거주하던 여자친구가 법원에 가정폭력 보호명령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청서에서 여성은 “한씨의 분노는 통제할 수 없으며, 퇴근 후 나와 내 아이들을 해칠까 봐 두렵다”고 적어 한씨가 분노조절 장애가 있음을 드러냈다고 KOMO 뉴스는 전했다.

검찰은 5세 여아의 사망 이후 함께 거주하던 다른 아이들을 면담한 결과, 이들 역시 학대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킹 카운티 검찰의 브랜디 기버스 검사는 “아이들 중 적어도 한 명이 한씨에게 학대와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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