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투자 상향조정 반영…개인소비·민간지출 하향은 ‘우려 사항’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수입 급증 여파로 역성장했지만, 역성장 폭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는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무부는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잠정치)이 -0.2%(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0.3%) 대비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도 웃돌았다.
잠정치는 속보치 추계 때는 빠졌던 경제활동 지표를 반영해 산출한다.
미국 경제가 분기 기준으로 역성장한 것은 지난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계절조정)을 연간 성장률로 환산해서 GDP 통계를 발표한다.
민간투자 증가율이 속보치 대비 상향 조정(21.9%→24.4%)된 게 역성장 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설비투자가 속보치 추계 때보다 많이 늘었다.
반면 미국 경제의 중추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증가율이 속보치 대비 하향 조정(1.8%→1.2%)됐다.
1분기 역성장의 주된 배경이 된 수입은 속보치 추계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이 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 증가율은 41.3%에서 42.6%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민간지출(국내 민간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속보치의 3.0%에서 2.5%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2023년 2분기(2.5%)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1분기 미국 경제의 수요가 생각만큼 탄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 관련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수입을 크게 늘린 게 1분기 성장률 하락에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2분기에는 수입 급감으로 성장률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개인소비와 민간지출 증가율이 속보치 때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1분기 미국 경제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소비자 및 기업의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진입할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