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강의 기적, 덴마크의 기적

2025-05-16 (금) 06: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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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섭 칼럼니스트 감사재단 대표

한강의 기적은 20세기가 낳은 산물이며 덴마크의 기적은 17세기가 낳은 산물이다. 순수히 시간적으로 보면 300년 선후배다. 300년 선후배!

그래서 나는 그것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본다. 하나는 북극의 빙산 위에서, 하나는 위도 38도의 따뜻한 한강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세기의 기적으로 본다.
덴마크의 기적은 영국과의 전쟁, 독일과의 전쟁 후에 일어났고, 한강의 기적은 중국과의 전쟁, 일본과의 전쟁 후에 일어난 사건이다.

요즈음 북한에는 “일본은 100년 웬수, 중국은 1000년 웬수”란 말이 유행이란다. 중국을 보는 눈이 밝아진 것 같다. 압록강, 두만강 국경이 붙어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역사적인 사건으로 보든, 세기의 기적으로 보든, 거기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이 두 개의 사건을 낳고 키운 사람이 바로 SENIOR(할머니, 할아버지)들이란 사실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의 기성세대는 전쟁을 모른다. 전혀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알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못하는 것이 당연지사일 수 있다.
전쟁 후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사건이 있다. 그것이 바로 유복자와 전쟁 과부의 이야기다. 피눈물 나는 이야기다. 분명히 결혼하고 아기를 낳았는데 애비 없는 아이를 낳은 여인이 되었고, 분명히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애비 없는 후레자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전쟁으로 무너진 성은 다시 세우면 된다. 그러나 유복자와 전쟁 과부의 아픔은 달랠 길이 없다. 계속 눈물만 흐른다. 드디어 엄마가 입을 열었다.
“애야, 내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그저 내 아들이 아니다. 아들이며 동시에 아빠다. 내가 아빠에게 드리지 못한 사랑을 몽땅 다 너에게 줄께”라고 말하며 아이를 꼭 안아준다.

아이가 대답한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내가 정말 자식 노릇 잘하고 아빠 노릇도 잘할게요”라고 말하며 엄마의 눈물을 닦아 준다. 감동적인 이야기다. 감동에는 힘이 있다. 기적을 낳는 힘이다. 한강의 기적도 덴마크의 기적도 거기에서 태어났고 성장했다.

6.25 전쟁이 배출한 유복자와 전쟁 과부의 이야기는 한강의 기적을 낳은 어머니의 이야기다. 6.25 전쟁의 유복자들이 지금은 SENIOR가 되었다.
지금은 모든 SENIOR들이 승전가를 불러야 할 때이다. 위대한 승리의 승전가, 우리 함께 부르자. 세계가 기뻐하며 감동할 것이다.
세계가 함께 누리는 감동!
이번에는 한반도의 기적을 낳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대하십시오. 다음 회에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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