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메리칸대의 숨은 보석‘코리안 가든’

2025-04-28 (월) 07:42:07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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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년 전 이승만 박사가 심은 벚나무가 기초

▶ 2011년 제주 왕벚나무와 무궁화 등으로 조성

아메리칸대의 숨은 보석‘코리안 가든’

▲▲지난달 아메리칸 대학교내 코리안가든에 한국벚나무에 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메리칸대학 한국어 고급반 학생들과 신혜영 교수(앞줄 가운데)가 지난해 추석 때 코리안 가든에서 한복차림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 DC 아메리칸대학 캠퍼스 내 숨은 보석처럼 ‘코리안 가든(Korean Garden)’이 있다.
이 대학의 한국어 프로그램 담당 디렉터인 신혜영 교수는 “유서 깊은 벚나무가 있는 한국 정원이 대학내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한인이 많다”면서 “코리안 가든은 세계 공동체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상징이며, AU와 한국의 오랜 인연을 보여준다. 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한국어 수강생들은 물론 일반 학생과 방문객들에게도 한미간의 강한 유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 가든은 82년 전인 1943년 4월 8일 이 대학 교정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24주년 경축행사 후 이승만 박사가 한국의 독립을 염원하면서 기념식수한 네 그루의 ‘한국 벚나무’가 기초가 됐다. 그 중 한 그루는 십수 년 전 고사(枯死)하고 현재 세 그루가 남아 매년 봄이면 아메리칸대 국제관계대학(SIS) 건물 옆에서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승만 박사에 이어 2011년 4월 당시 한덕수 주미대사(현 국무총리겸 대통령 권한 대행) 시절에 심은 제주 왕벚나무와 무궁화, 진달래 등 총 42종 530그루로 1만 3천 스퀘어미터(약 1천평)의 ‘코리안 가든’이 조성됐다. 또 제주도에서 온 돌하르방 한 쌍도 세워지며 아메리칸대는 물론 DC의 정원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의 수도이며 세계 정치의 중심인 DC에 있는 아메리칸대는 1893년 설립된 사립대로 국제관계학 부문은 손에 꼽힐 만큼 명문이다. 1960년대에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 등 한국의 여러 저명인사가 이 학교에서 수학했고,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제관계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1990년대 이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수학한 현대성우홀딩스의 정몽용(Kogod/MBA '91) 회장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정 스칼라스(Chung Scholars) 프로그램으로 장학생 제도와 한국어 교육, 한국 체험 교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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