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도 원안 고수…트럼프 압박 속 카타르에 협상단 파견
▶ “휴전 합의시 트럼프가 직접 발표…네타냐후 방미 맞춰 타결 가능성”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휴전안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내놓은 수정안을 거부했다.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시도 중인 변경 사항이 간밤 우리 측에 전달됐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중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이 카타르에 파견될 예정이란 보도는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휴전 중재 노력에 관여 중인 소식통은 하마스 측의 수정안에 세 가지 핵심 요구사항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영구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고, 유엔 및 국제구호기구들의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재개하는 한편 이스라엘군(IDF)을 올해 3월 휴전 협상 결렬 이전 위치로 철수시킨다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하마스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마련된 휴전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안은 가자지구에서 60일간 교전을 멈추고 하마스가 억류 중인 생존 인질 10명과 사망한 인질 시신 18구를 이스라엘에 돌려보내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얼마간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넘겨주는 것이 골자다.
미 CNN 방송은 "새 휴전안은 협상가들이 이전에 제시했던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새 제안에는 하마스의 요구에 대한 두 가지 핵심 양보가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을 한번에 풀어줄 것을 강요하는 대신 휴전 전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석방하도록 하고, 60일간의 휴전기간이 끝날 때까지 종전을 위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휴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 보장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양측은 곧 카타르에서 휴전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1개월 간 이어져온 양측의 전쟁이 종식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과거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여러 차례 합의에 근접했다가 세부사항에서 이견 때문에 최종 타결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하마스는 영구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 중이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통치 역량을 제거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종전을 위한 추가협상에선 진통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수일간 가자지구를 맹폭해 온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상단 파견을 앞둔 5일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자지구내 의료기관 관계자들을 인용, 이날 하루 최소 2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남부 마와시 해안지구의 텐트가 공습을 받으면서 팔레스타인인 의사와 세 자녀를 포함해 7명이 사망했고, 칸유니스와 인근 소도시 바니 수헤일라에도 폭탄이 떨어져 각각 4명과 3명이 숨졌다. 이밖에 구호품을 받으려 배급소 등으로 향하다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도 10명에 이른다고 현지 의료진은 주장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가디언은 "제안된 합의문 초안에는 트럼프가 직접 휴전을 발표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에 맞춰 휴전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았다. 현재 남아 있는 인질은 약 50명이지만 절반 이상이 이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궤멸시키겠다며 즉각 보복에 나섰고, 이후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는 최소 5만7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과 국제구호기구는 팔레스타인측 사망자 대다수가 민간인과 미성년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