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인들 주의산만하게 한 뒤 귀금속 장신구 노린다

2025-04-24 (목)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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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140여 건 발생

▶ 동유럽계 조직범죄단
▶ 한인 피해도… 주의해야

LA경찰국(LAPD)은 최근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의를 분산시킨 뒤 금품을 훔치는 범죄가 남가주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수법의 범죄는 올해 들어 보고된 건수만 140건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PD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주의 산만 절도’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러한 범죄는 주로 낮 시간대 주거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단독 범행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LAPD는 이 범죄에 연루된 용의자들이 대개 동유럽계로 추정되며, 남녀 또는 어린아이까지 포함된 가족 단위로 행동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도보로 이동하거나 렌터카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길을 묻거나 피해자가 착용한 보석을 칭찬하거나, 함께 기도하자고 하는 등의 방식으로 친근하게 말을 걸어 경계를 허문다.


피해자가 마음을 연 뒤에는 자신이 갖고 있던 보석을 선물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직접 목에 걸어준다는 명목으로 신체에 밀착해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가짜 보석을 걸어주고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진짜 보석을 감쪽같이 훔치는 수법이다. LAPD가 지난 17일 발표한 월별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수법의 범죄는 올해에만 140건 이상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범죄는 특정 인종이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롤랜하이츠 지역에서 한인이 동일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본보 2024년 6월26일자 보도)

LAPD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범인들이 떠날 때까지 자신의 보석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며 “차량 내부에서 접근하는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주거지 인근에 수상한 차량이 장시간 머무를 경우 차량 번호와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기록해두라”고 당부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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