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영찬 교수 ‘과학적 사고와 신화적 이해’ 강조

지난 19일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가 ‘과학적 사고와 신화적 이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을 바로 이해하고 인류역사를 복합적으로 이해하려면 과학적 사고(logos)와 합리성을 넘어서는 신화적(mythos) 차원,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 합리적 사고, 과학적 사고만을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현대문명이 반성해야 할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19일 조지메이슨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주최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는 “동아시아권에서는 우주가 창조되는 추상적 원리 즉 음양오행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창세기와 같은 이야기체의 신화는 없다. 그 대신 음양, 태극, 오행, 64괘 같은 이론화 된 우주관이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고 전제했다. 이어 기독교 중심의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우주발생신화(cosmogony)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동아시아문화권에서는 우주발생이론(cosmology)이 지배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비교 설명했다.
‘과학적 사고와 신화적 이해’를 주제로 한 도덕경 25장 강독에서 노 교수는 “신화가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 생각해 무시하거나 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 신화를 대표하는 종교나 문화의 특징을 감동적으로 보여 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신화는 특정 저자가 없으나 어떤 특정 종교, 문화권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이야기이기에 그 종교나 문화적 ‘얼’이 그 속에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특정 종교나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신화를 단순한 조작된 이야기로 보지 않는다. 그 이야기가 자기들의 이야기이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얼’과 집단적 정체성(identity)을 찾기 때문에 신화가 곧 ‘믿음’이 된다는 것.
노 교수는 “대부분 역사적 사건이면 진리이고, 역사적 사실이 아니면 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렇게 역사를 절대화시킨다. 다시 말해서 진리의 기준은 역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진리는 단순한 역사와 과학의 차원을 넘어선다”고 결론 맺었다.
김면기 회장은 “동양권에서 나고 자랐고, 서양권에 사는 우리가 동서양의 장점을 터득해 ‘제 3의 인간형’으로 바른 길(道)을 찾아가는 것이 참 삶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강좌 후 50여명의 회원은 캠퍼스내 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겨 봄이 오는 창밖 풍경을 완상하며 점심 식사와 함께 정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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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