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속 문학의 참나무 한 그루 가꾸길”

2025-04-22 (화) 08:02:07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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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홍 문학상 시상식

▶ 김레지나 수필가 수상

“마음속 문학의 참나무 한 그루 가꾸길”

최연홍 시인의 딸인 조이스 최(왼쪽)씨와 백순 고문(오른쪽)이 김레지나 수상자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하고 있다.

눈부신 봄날에 글로 세상을 빛낸 최연홍 시인을 그리워하고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제4회 최연홍 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 20일 설악가든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올해의 수상자인 김레지나 수필가에게 2천달러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됐다. 수필가로는 첫 수상자이며 수상작은 ‘엄마가 타는 유모차’, ‘유리창 너머’, ‘여우와의 화해’이다.

최연홍 문학상 운영위원회의 권귀순 대표는 초청사에서 “최연홍 시인은 워싱턴 지역의 문학적 ‘상징’으로 최 시인이 세상을 떠나며 잘 차려준 밥상과도 같은 문학상은 우리의 축복이자 자랑이다. 그의 문학정신을 잘 계승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문인 모두의 잔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양희 심사위원은 “김레지나 작가는 등단 후 15년간 수필을 연마한 작가로 삶 자체가 수필인 겸손한 사람”이라며 “솔직 담백한 작품들이 위로와 잔잔한 감동을 준다”고 평했다.


수상소감에서 김레지나 작가는 최연홍 시인과의 만남을 회고한 후 “최 시인이 1990년에 뿌린 씨앗이 이제 문학의 숲을 이루고 있다. 문학은 우정으로 크고 사랑으로 공고해지는 참나무와 같다. 모두의 마음속 참나무 한 그루를 가꾸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워싱턴문인회 김영기 고문은 “순수한 마음, 부드러운 문구, 창의성이 있는 수필로 울림을 주는 김레지나 작가의 작품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는 최연홍 시인의 문학과 맥을 함께 한다”고 축사했다. 이영묵 포토맥포럼 회장과 문인회 강혜옥 회장도 “파토스(열정)와 로고스(논리)가 잘 어우러진 수필을 통해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축하를 전했다.

문인회 정혜선 시인이 사회를 본 시상식은 김인식 시인의 여는 시(최연홍의 ‘숲속의 기도’)로 시작돼 최연홍 시인 약력 소개(서윤석), 격려사, 축사, 축하연주(타이코씨의 첼로연주 바흐의 아리아, 생상의 스완), 수상작 낭독(최은숙), 심사평, 시·수필 낭송(김은영, 이영미, 김미원) 등으로 진행됐다.

시상식 참석차 뉴욕에서 온 최연홍 시인의 딸 조이스 최씨는 “4월22일이 아버지 생신이다. 아버지를 추억하며 그가 남긴 레거시를 새기는 의미있는 문학상을 통해 아버지의 삶과 시정신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며 눈물을 보였다.
행사는 한국일보, 워싱턴문인회, 윤동주문학회, 포토맥 포럼이 후원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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