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그네타기의 스타는 ‘플라이어(flyer)’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진짜 스타는 몸을 날려 던지는 ‘플라이어’가 아니고 날아오는 ‘플라이어’를 안전하게 붙잡아 주는 ‘캐처(catcher)’이다.
이 두 사람이 허공을 가로 지르면서 몸을 던져 날아가고, 받아주면서 공중묘기를 부린다. 만일 이 두 사람이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다가 상대방을 놓치는 날에는 큰 일 난다. 죽을 수도 있다. 실수하지 않는 비결은 단 한 가지다.
‘플라이어’가 ‘캐처’를 향하여 몸을 던질 때, 절대로 손을 벌려 상대방을 잡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플라이어’의 일은 오직 날아가면서 ‘캐처’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뿐이다. 손목을 잡는 것은 ‘플라이어’의 일이 아니다. ‘캐처’의 일이다. 서커스 묘기는 ‘캐처’를 향한 ‘플라이어’의 100% 신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헨리 나우엔의 ‘Our Greatest Gift’ 중에서)
신앙은 서커스의 그네타기와 같다. 예수는 ‘캐처’이고 우리는 ‘플라이어’이다. 예수와 완벽한 연합을 이루려면 ‘캐처’이신 예수 앞에서 믿음의 ‘플라이어’가 되어야 한다. 내가 아무리 긴 점프를 하더라도 그분은 내가 날아오는 방향과 낙하지점을 다 알고 있다.
꼭 거기서 기다리고 있다. 그 분은 실수가 없다. 예수와 인간사이의 신비한 일체감(mystical union)은 전지전능하신 그 분을 향한 인간의 무한한 신뢰에서 나온다.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berforce)가 어느 날 골방에서 조용히 기도하다가 노예를 해방시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 당시 영국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잡아 온 노예를 팔아 부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윌버포스의 노예 해방을 찬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적(政敵)만 늘었다.
반대자의 치열한 훼방에도 윌버포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예 해방을 외쳤다. 1833년 7월 27일이다. 국회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노예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통과 된 것이다. 윌버포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지 56년 만이다.
56년의 긴 세월은 윌버포스에게 풍전등화와 같았다. 반대자들의 치열한 비난과 암살의 위험은 쉼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명예, 물질, 목숨을 다 내려놓고 헌신했다. 윌버포스는 위대한 플라이어였다.
현대인은 누가 자신을 조종하고 점령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진짜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려면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위대한 운전수(캐처)가 필요하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사는 인생과 나를 움직이는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인생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에스더 또한 탁월한 플라이어다. 에스더가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페르시아의 왕 아하수에로의 왕비가 되었다. 이즈음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하만이 음모를 꾸몄다. 음모의 내용은 무서웠다. 에스더, 모르드개와 함께 유대민족을 단 번에 멸절시키려 했다.
그때 에스더는 외삼촌 모르드개의 권면을 듣고 하나님을 그의 캐처로 삼았다. 에스더는 플라이어가 되기로 결단했다. 에스더는 “내가 죽으면 죽으리라” 는 신앙언어를 외친 후 유대 백성들과 함께 금식기도에 들어갔다. 이 신앙언어는 하나님과의 내밀한 연합을 의미했고 하나님의 백성의 구원이 임박(臨迫) 했음을 예고했다.
당신은 리더인가. 무엇보다 당신의 삶을 운전해 주실 위대한 캐처를 만나라. 에스더와 윌버포스처럼 그 분 앞에서 탁월한 플라이어가 되라.
<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