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강 ‘인사이드 미국’]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고민
2025-04-10 (목) 12:00:00
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지난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이 미국의 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투표 결과에 승복하고 당당하게 부통령직에서 퇴장하였다.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변호사 남편과 함께 LA 브랜트우드에 위치한 자택으로 돌아왔다. 지난 4년 동안 미국 역사상 최초 세컨드 젠틀맨 역할을 한 더그 엠호프 변호사는 윌리키 대형 로펌 파트너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였다.
평범한 생활로 복귀하는 듯하지만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차기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로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최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주류 언론 인터뷰에서 주지사 출마 여부는 올해 여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부터 수많은 후보들이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고 새로운 후보들도 계속해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LA 한인 커뮤니티에게도 익숙한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베세라 주지사 후보는 조 바이든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맡았다. 그리고 베세라 후보는 오랫동안 LA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연방하원의원 지역구를 담당해왔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캘리포니아 연방상원직에 도전한 케이티 포터 전 오렌지카운티 연방하원의원도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많은 한인들은 미국의 전 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하는 것에 큰 의문을 갖는다. 정치 서열로 부통령이 주지사보다는 높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국 정치 시스템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는 약 4,000만 명 인구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만약 캘리포니아 주를 독립된 국가로 분류한다면 경제적 순위는 일본 다음으로 글로벌 5위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권한과 영향력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는다. 공화당 소속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캘리포니아 주지사 이후 백악관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또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6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전 부통령 신분으로 출마했지만 민주당 팻 브라운 주지사와 붙어 낙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닉슨 전 대통령은 지난 1968년 대선에서 승리해 결국 백악관 진출에 성공하였다.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지난 대선 결과를 예상치 못하였다. 그리고 아직 미국 정치에서 은퇴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두 가지다. 2026년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 출마냐, 또는 2028년 대선 재도전이냐다.
캘리포니아 주 유권자 약 2,300만 명 중 민주당 소속 유권자는 45%, 그리고 공화당 소속 유권자는 25%다. 물론 무당파 유권자 29%가 남아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기에는 수치상 거의 불가능하다.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 중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가 가장 안전한 길이다. 하지만 주지사에 당선 된다고 해도 곧바로 대선 출마를 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본다. 미국 정치 시스템에서는 보통 1-2년 전 부터 선거 캠페인을 준비한다. 2026년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는 6월이기 때문에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는 최종 결정의 시한이 많이 남지 않았다.
만약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다면 대부분의 민주당 후보들은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캘리포니아 주 유권자들이 지난 대선 때 카말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고 그동안 연방상원, 주 검찰총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민주당 후보에게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가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는 안전한 선택이지만 그러면 2028년 대선을 포기해야 한다. 반대로 주지사 선거보다는 2028년 대선 재도전을 선택한다면 4년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는 큰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
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