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환호”“억울”…“다음 준비하자”

2025-04-07 (월) 07:42:10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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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재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워싱턴 한인들 반응

“환호”“억울”…“다음 준비하자”

지난 3일 KAPAC 사무실에 모여 헌재의 선고 중계를 지켜보던 한인들이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발표되자 두팔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3일 밤 10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전원일치로 인용했다. 이를 지켜본 워싱턴 한인들도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사람사는세상-워싱턴(회장 박미셀)은 이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사무실에 모여 생중계를 통해 지켜봤으며 파면이 선고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박미셀 회장은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며 “이제 남아있는 내란범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창 고문도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에 따라 내란수괴 윤석열이 드디어 파면됐다”며 “이 시간부로 국정운영을 국회로 가져와 대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미자유연맹 송재성 총재는 “할 말이 없다. 헌법도 정치에 물들었다”며 “그래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권한대행을 믿고 6월 3일 대선을 위해 다시금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회원들 일부는 여기서 포기하지 말고 헌재 결정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불가능한 억지 논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센터빌에 거주하는 데이빗 김 씨는 “너무 억울하다. 윤 대통령은 죄가 없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오늘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탄핵 이후 매일 저녁 온라인 기도회를 열어 온 세이브코리아-워싱턴 김재학 대표는 “고통스럽고 안타깝지만 법은 지켜야 한다”며 “비록 재판은 졌지만 우리가 기도했던 가치는 선한 영향력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동 목사는 “대한민국은 하나님이 보호하신 나라가 분명하다. 이제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일이 되야 한다”며 “갑각류가 허물을 벗고 새로운 형태로 탄생하듯이 급진보, 급보수 등 거짓의 탈을 벗고 희망찬 새해로 나아가야 함은 천명이 주신 또 다른 명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헌재 선고 직전까지도 서로 다른 입장으로 반목했던 한인단체들도 오랜 기다림 끝에 내려진 결정인 만큼 “결과에 승복하고 다음을 준비하자”는 반응이다. 60일 안에 치러져야 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승부가 될 것이라며 생생한 민주주의,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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