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비리그 전원 불합격, 그 후…” SAT 1580점 수재 아들의 사례가 보여주는 대학 입시의 현실

2025-04-07 (월) 12:00:00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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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전원 불합격, 그 후…” SAT 1580점 수재 아들의 사례가 보여주는 대학 입시의 현실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Reddit(레딧)에 한 아버지가 올린 글이 많은 학부모들의 이목을 끌었다. 자신의 아들이 고등학교 수석 졸업 예정자(Valedictorian)이며, SAT 1580점, IQ 145 이상, 뛰어난 수상 경력과 교내외 활동을 갖춘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비리그 전원 불합격, 오직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UMass Amherst) 한 곳만 합격했다는 사실을 공유한 것이다.

■‘완벽한 스펙’이지만 불합격…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해당 학생은 명실상부한 최상위권 인재이다. SAT 1580점은 전국 상위 0.1% 수준이며, 수석 졸업 예정자로서 학업 성취도 매우 뛰어나다. 여기에 수많은 경시대회 수상, 비 교과 활동까지 더해졌으니, 과거 기준으로 보자면 어느 명문대학이라도 반길 인재라 할 수 있기에 아버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감정을 거듭 표현했다.


그는 “우리 아들은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누구보다 뛰어난 학생이 되었지만, 결국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 지금의 대학 입시 시스템이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대학 입시의 예측 불가능성과 불합리성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다.

■흥미로운 댓글반응

이글에 달린 댓글 반응들이 흥미롭다. “비록 아이비리그 대학에 모두 불합격했지만, 이 학생이 가진 능력과 성취는 결코 평가절하되어서는 안 된다.”, “ UMass Amherst는 미국 공립대 중 상위권에 속하는 대학이며, 특히 컴퓨터과학, 공학, 경영 등의 전공은 전국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과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진정한 실력자는 결국 어디서든 빛난다”, “대학 간판보다 본인의 노력과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격려의 메시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밝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입시는 복잡한 선택의 결과이다

오늘날의 대학 입시는 단순한 스펙 경쟁이 아니다. 대학들은 단순히 ‘우수한 학생’을 뽑기보다, 자신들의 교육 철학과 공동체에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반응들이 흥미롭다.

지원자의 배경과 맥락(Contextual evaluation), 에세이의 진정성, 개성, 서사 구조, 인종, 지역, 사회경제적 다양성을 고려한 선발 전략, 전공 선택과 학교의 전략적 방향성의 일치 여부, 그리고 ‘학교에 잘 맞는 사람(Fit)’인지에 대한 정성적 판단 등의 복잡한 많은 요소들이 입시를 결정한다. 결과적으로, 오늘날의 입시는 수치보다 ‘이야기’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구조이다.

많은 이들이 오늘날 대학 입시를 ‘복권’에 비유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정교한 구조 속의 불확실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이비리그의 경우, 지원자들 대부분이 ‘완벽한 학생’이기 때문에, 차별화되지 않으면 탈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또한, 학교마다 전략적으로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은 매년 바뀔 수 있다. 특정 전공에서 이미 충분한 인재를 선발했다면, 아무리 뛰어난 스펙을 갖고 있어도 그 분야의 지원자는 불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입시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대입은 시작이지, 결론이 아니다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미국 대학들의 합격자 발표가 쏟아진다. 이 시기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감정의 진폭이 큰 시기이다. 그러나 진정 중요한 “어느 대학에 갔는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가”이다.

UMass든, 하버드든, 어디에 입학하든, 학생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경로를 걸어가는지는 오롯이 그 학생에게 달려 있다. 이름만으로 미래가 결정되지 않는다.

이번 사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오늘날의 대학 입시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성적 평가 비중이 크며, 예측이 어려운 과정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는 힘, 그리고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이다.

학부모로서, 자녀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 걷는 동반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아이가 대입 결과를 통해 좌절하기보다, 그 과정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지도록 응원하고 지지해주어야 한다.

(323)938-0300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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