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당국, 조지타운대 연구원 구금

2025-03-21 (금) 07:04:40 이창열 기자
크게 작게

▶ ‘친 팔레스타인’ 의심받아

도널드 트럼트 행정부 출범 이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거나, 팔레스타인과 연결 고리가 있는 재미 외국인 학자들이 잇따라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조지타운 대학교의 한 연구원이 지난 17일 밤 연방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이 연구원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과 결혼한 인도 국적의 바다르 칸 수리 씨로 2020년 뉴 델리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조지타운대학교 서비스 학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J-1 비자로 입국했으며, 학교내 이슬람 기독교 이해 센터에서 ‘남아시아의 다수주의와 소수자 권리’라는 강좌를 가르치고 있었다.

수리 씨는 버지니아 알링턴 소재 로슬린의 자신의 집 앞에서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체포, 버지니아 중부의 구금시설로 이송된 후, 루이지애나의 이민세관단속국 구금 시설로 옮겨졌으며, 현재 법원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트리샤 맥클라우글린(Tricia McLaughlin) 미국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X에 게시된 글에서 수리 씨가 “소셜 미디어에서 하마스의 선전을 퍼뜨리고 반유대주의를 촉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수리 씨의 부인인 살레 씨는 가자시티에서 태어나 중동의 언론 매체 알자지라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살레 씨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 같은 배경을 거론하며 그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수리 씨 변호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미국 정책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비(非)시민권자를 벌주기 위해 이민법을 무기화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면서 미국 정부 당국은 의뢰인의 범죄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창열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