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관세 피하려면 中에 관세 때려야…미국, 멕시코 압박”

2025-02-23 (일) 07: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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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트닉 상무 등 美당국자들, 멕시코 측에 입장 전달”

▶ 트럼프 1기 인사 “철강·알루미늄 관세 주 타깃은 중국”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폭탄'을 유예한 뒤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측이 멕시코에 자체적인 대중국 관세를 부과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이달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멕시코 당국자들과 만나 25% 관세를 피하려면 멕시코가 자체적으로 중국산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 등에게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 멕시코 측은 중국과 관련해 아무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대신 양측은 무역·관세 문제를 다뤄나갈 실무단 구성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에브라르드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건설적 대화의 시작이었다고 평가하면서 "24일 공동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전면 관세,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캐나다·멕시코에 대해서는 막판에 한 달 유예를 결정했다. 중국에 대해선 예고대로 시행에 들어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이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내세운 마약 및 불법이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병력 1만 명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1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추가 협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다.

중국이 멕시코를 미국 수출의 우회 기지로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멕시코는 최근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는 한편 중국산 수입품을 자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멕시코 당국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예고한 25% 관세 부과 방침 역시 중국을 주로 염두에 둔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무역정책 수석담당자를 지낸 케이트 칼루트케비치는 캐나다 CBC 방송 인터뷰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주로 중국산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해온 조치가 이들 영역에서의 공급 과잉을 멈추기에 불충분하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이러한 공급 과잉을 가능하게 한 중국의 비(非)시장적 정책·관행과 거의 완전히 관련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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