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 협상서 유럽·우크라 배제하는 트럼프 설득 나설 듯
▶ AFP “마크롱, 트럼프 설득 위해 ‘특별한’ 관계 활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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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이번 주 차례로 대서양을 건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 종전과 관련한 대응에 있어 단합을 다짐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해 "영국과 유럽은 러시아 침략 앞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있어 단합된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가디언, AP 등 외신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우크라이나전을 끝내기 위한 어떠한 형태의 협상에서라도 우크라이나의 목소리와 주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함께 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협상 국면에서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유럽 안보의 핵심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배제됐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인 24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유럽 정상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국을 찾는 것은 마크롱 대통령이 최초이다.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스타머 총리는 사흘 뒤인 오는 27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한다.
AP통신은 유럽 내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원국인 양국 정상이 이번 방미에서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데 있어 우크라이나를 버리지 말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하기 위해 팀 플레이를 펼치려 한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 착수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하는가 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지칭하는 등 러시아 쪽에 편향된 듯한 태도를 보여 유럽에서 강한 불만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 확대파리 노트르담 성당 재개관 때 만난 트럼프와 마크롱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 노트르담 성당 재개관 때 만난 트럼프와 마크롱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정상의 방미를 코앞에 둔 지난 21일에도 미국 폭스뉴스와의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해 양국 정치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의 직거래로 개시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유럽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 트럼프와의 '특별한' 관계를 이번 미국 방문에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년 첫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며 나란히 국제 무대에 등장한 마크롱과 트럼프는 1기 집권 때 '브로맨스'(연애를 방불케 하는 남자들 간의 교감·의리)와 상대를 향한 거친 설전을 오가는 특별한 애증의 관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취임 전인 작년 12월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일 프랑스 시민들을 상대로 한 라이브 방송에서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직설적인 발언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인 23일에는 소셜미디어 X에 "유럽 지도자들은 공정하고, 확고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되돌아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적어 종전 협상에 있어 동맹을 뒷전에 둔 채 러시아 쪽에 기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이 이번 방미의 최우선 순위임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