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간 미국을 이끌 47대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트럼프의 1월 20일 취임식이 두 주도 남지 않았다. 선거기간 그가 내세운 중요한 공약중 하나인 이민정책이 매일 거론되고 있는데, 2017년에도 취임직후 곧바로 ‘국경보안 및 이민 집행 개선’ 행정명령 13767을 발표했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주류언론에서는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이민자들을 추방할 계획인 것처럼 과잉보도를 하지만, 그의 선거공약에서 늘 강조했듯이, ‘Border Control’ (국경통제)을 강화하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막지못한 불입국 이민자들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우선인 듯하다.

얼마전에 그의 인터뷰에서 밝힌 몇 가지를 살펴보면, 우선적으로 마약이나 인신매매 등등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본국을 떠나 난민으로 위장하여 미국으로 불입국한 조직범죄단의 일원이나 테러리스트 또는 테러리스트 조직에 동조나 가담한 사람들을 색출해 우선적으로 미국에서 추방을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불입국 가족들은 가능하면 분리가 되지 않도록 함께 추방을 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Birthright Citizenship’ (출생시민권), 즉 부모의 이민 신분과 상관없이 미국에서 출생하여 자동으로 취득할 수있는 시민권 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발언이 눈길을 끈다.

2024년 자료를 찾아보니,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 국가 (콜롬비아 제외)들이 ‘Birthright Citizenship’ 제도를 실행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유럽의 부유한 나라들은 거의 출생시민권 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일본,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 대선때과 마찬가지로, 주류사회의 언론과 정치적으로 박식한 전문가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데, 이번에는 그가 2017년 1월 25일 발표한 ‘국경보안 및 이민 집행 개선’ 행정명령보다 더욱 강화된 내용이 되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2017년 1월 27일에 발표한 “외국 테러범자들의 미입국으로부터 국가보호” 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은 ‘Muslim Ban’ (무슬림 금지령) 이라고도 알려져있는데,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수단, 예멘 출신 난민의 미국입국을 제한하기 위해 발표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틀 간격으로 발표된 이민과 관련된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유례없는 혼동을 유발하고 워싱턴 지역의 한인커뮤니티 역시 걱정과 질문이 쏟아졌고 많은 한국계 비시민권자들은 혹시나 수령하고있는 베네핏이 끊길까하여 더욱 걱정을 했었다. 허나, 이민정책과 관련하여 대통령이 발표하는 행정명령은 예전에도 있었고, 오는 1월 20일 취임식후 발표될 이민정책과 관련된 행정명령에는 어떠한 조항이 포함이 될는지는 기다려봐야겠지만, 메릴랜드 대학에서 ‘American Study’ 과목을 통해 처음 알게된 역사적인 두가지 사건들을 생각해본다.

첫째, 오는 2월 19일이면 83주년이 되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행정명령 9066 이다. 이 행정명령으로 인해 일본의 진주만 공격 2개월 후, 전국에 거주하던 일본계 미국인 120,000 명은 (8만명은 2세)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2주간의 주어진 시간에 간단한 짐을 챙긴뒤 강제로 거주지와 사업지를 쫒기듯 떠나야했고, 전국에 급히 마련된 10개의 캠프에 이전 유폐되었는데, 거의 3년간 그곳에 정착을 했다.

캐나다 정부가 바로 서부지역의 일본계 21,000명을 옮겼고, 멕시코 역시 자체적으로 실행을 했는데, 페루, 브라질, 칠레,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도 일본계 2,264명을 강제로 미국으로 내몰았다.

이 행정명령은 1946년 3월에 폐지되었는데, 46년이 지난 1988년에 레이건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와 함께 한 사람당 ＄20,000의 배상금을 받았다. 따라서, 대통령의 이민행정명령을 바라보는 Japanese American 커뮤니티는 우리들의 시각과는 완연히 다르고, 일찍부터 민권운동과 정치의 중요성을 깨달은 듯하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전인 1882년의 미의회는, 중국계 이민자를 차단하고자 ‘Chinese Exclusion Act’ (중국인 배제법) 를 발표하여 중국계 이민자를 10년간 차단했는데 이는 미 역사상 최초로 있었던 일이고, 1892년에 갱신하여 다시 10년간 지속되었었다.
또한, 187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중국을 다녀온 Wong Kim Ark 를 미국시민이 아니라고 재입국을 거부했었는데, 그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했고, 1893년 미 대법원은 그가 미국시민이라고 판결을 했는데, 그로인해 우리가 알고 있는 ‘출생시민권’ 제도가 관행이 되었다.

1870년에 이미 아프리카의 이민자들은 미시민권을 취득할 수있었지만, 중국인 배제법은 1943년이 되어서야 폐지가 되었다. 중국계 후손들은 늘, 중국인 배제법을 배우고 미국의 철도건설이나 금광에 노동자로 투입되어 수많은 고초를 겪은 조상들의 노고를 기리고 있다.

일본계나 중국계에 비하면 훨씬 수월한 이민절차를 누려온 한인커뮤니티, 그리고 곧 미 이민 122주년을 맞게되지만, 계속 발표되는 이민 행정명령과 미 입국으로의 진행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모니터를 할 수 있는 설명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인데, 과연 어느 한인단체가 나설 수 있을까?

<최향남 (전) 연방사회보장국 공보부 선임홍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