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진목사가족 27회 연주회에 500여명, 수준높은 공연에 황홀
▶ 벨뷰유스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포틀랜드주립대 합창단 공연에 박수
지난 15일 열린 제27회 머킬티오 성탄 콘서트에서 70여명에 달하는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거룩한 밤’을 부르고 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기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올해도 일반 연주회와는 다른 ‘품위와 격’을 뽐냈다.
미국 땅에서 살면서 감사와 사랑을 주류사회와 함께 나누기 위한 목적으로 한인들이 마련하는 콘서트라는 사실만으로도 한인들에게는 자랑인 행사다.
15일 밤 린우드 트리니티 루터란교회에서 열린 제27회 콘서트에는 예년처럼 한인들이 다소 많아 보였지만 미국인들까지 절반 정도씩 5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양쪽 옆 연주자석을 제외하고 가운데 일반석이 모두 채워져 일부는 뒤에서 서서 봐야했을 정도였다.
시애틀지역에서 가장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을 자랑하는 이 교회에서 열린 올해 공연도 역시 수준이 높았을 뿐 아니라 이 음악회가 추구하는 사랑과 나눔으로 가득했다.
오리가니스트인 데이빗 호튼이 ‘내 백성을 위로하라’(Comfort, Comfort Now My People)를 경건하면서도 엄숙하게 연주하는 것으로 이날 공연은 막을 올렸고 곧바로 이날 공연의 기획자인 바이올니스트 박관빈씨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박씨의 바이올린과 칩 데이비스가 피아노로 연주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럴인 ‘고요한 밤’(Stille Nacht)은 현으로 내는 감동적인 소리만으로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따른 평화와 축복이 쏟아져내렸다.
1시간30분여에 걸쳐 펼쳐진 이날 공연은 한인 학생들도 섞여 있는 벨뷰 유스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포틀랜드 주립대합창단이 주요 공연을 맡았다.
현악기로 구성돼 있는 벨뷰 유스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사람의 보이스가 섞이지 않은 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을 뽐냈고, 포틀랜드 주립대 합창단은 악기 사용을 최소로 줄여 목소리를 통해 들숨과 날숨마저도 음악이 되는 천상의 소리를 통해 큰 감흥을 전했다.
먼저 출연한 벨뷰 유스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박관빈씨가 참여한 가운데 구스타브 홀스트의 ‘C장조의 세인트 폴 스위트 Op.29 No.2를 연주했다. 학생들이 연주하기에 적합한 곡이지만 예술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음색과 기교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벨뷰 유스심포니오케스트리와 박관씨가 젬베, 안진선씨가 바이올린, 증손자 애나 안이 쉐이커 등을 맡은 ‘안패밀리 앙상블’이 협연한 ‘Canon Noel’과 ‘African Holy Night’ 등 캐럴 연주는 공연장을 신나게 만들었다.
멀리 오리건에서 이날 연주회를 찾은 포틀랜드 주립대 합창단 공연도 일품이었다. 국제 콩쿨에서 두번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명성이 높은 이 합창단은 줄루어(Zulu)로 ‘주님은 능력이 있으시다’란 뜻을 가진 ‘Inkosi Namandla’를 비롯해 할렐루야 등을 선사해 그야말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크리스마스 재즈인 ‘오, 반가운 성도여’(O Come All Ye Faithful)와 ‘기쁘다 구주 오셨네’(Joy to the World)를 청중들이 다 함께 불렀으며 특히 ‘머킬티오성탄 콘서트’의 트레이드 마크인 ‘거룩한 밤’도 70여명에 달하는 출연자들이 다 무대에 나온 가운데 청중들과 함께 부르는 것으로 이날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마지막 무대에는 린우드 행복한 교회(담임 정준영 목사)의 성가대도 합류했다.
무료 콘서트이지만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을 내놓았으며 이 기금은 가난하고 힘든 불우이웃을 위해 쓰인다. 지난해 콘서트에서는 모두 3,172달러가 모여 린우드 루터란 교회를 통해 전달됐다.
‘머킬티오 성탄콘서트’는 아동문학가이자 시애틀 연합장로교회 초대 담임이었던 고(故) 안성진목사 가족재단(Ahn Family Fund)이 성탄을 맞아 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감사, 축복을 나누기 위해 매년 마련하고 있다.
안 목사의 외손자로 줄리아드 음대출신 바이올리니스트인 박관빈씨가 음악감독을 맡고, 사위인 이길송ㆍ안문자씨 부부가 주축이 돼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 <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