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대만, 상호관세 15% 무역합의… 상무 “5천억달러 투자 유치”

2026-01-15 (목) 01:09:55
크게 작게

▶ 상호관세율 한국-일본과 동일…직접투자 2천500억불+정부보증 2천500억불

▶ 대만 반도체 기업, 美공장 지으면 생산량 1.5~2.5배 물량에 품목별 관세 면제
▶ 대만, 안보 염두에 둔 거액 ‘베팅’…韓과의 대미반도체 수출경쟁 영향 주목

美-대만, 상호관세 15% 무역합의… 상무 “5천억달러 투자 유치”

TSMC 로고[로이터]

미국과 대만이 15일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고, 대만 기업들과 정부가 미국에 각각 2천500억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와 신용 보증을 제공하는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대만의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생산·혁신 역량을 구축하고 확대하기 위해 2천500억달러(약 368조원) 규모의 신규 직접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이와 별개로 최소 2천500억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대만 기업들의 대미(對美) 추가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미국에서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과 생태계를 구축·확대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사실상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TSMC가 중심이 된 2천500억달러의 기업 직접투자와, 정부 보증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2천500억달러 투자를 합쳐 5천억달러 규모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은 3천500억달러, 일본은 5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각각 25%이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한국의 경우 3천500억달러 중 2천억달러는 매년 200억달러씩 10년에 걸쳐 자금요청(capital call) 방식으로 집행되고, 나머지 1천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투자다. 대만의 경우 총액이 5천억달러인데, 한국과 같은 세부 투자 조건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6개를 완공했거나 증설할 예정인데, 이에 더해 반도체 공장 5개를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따라 추가 증설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TSMC의 (미국 생산) 규모가 두 배가 되는 것"이라며 "그들은 (애리조나) 부지에 인접한 수백만 에이커의 땅을 방금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TSMC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과 연관된 대만 기업들까지 "수백개의 기업이 이곳에 오게 될 것"이라면서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상응해 미국은 대만 제품에 적용되는 상호관세를 20%에서 한국·일본과 같은 15%로 낮췄다.


특히 미국에 새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 중인 대만 기업은 해당 시설을 짓는 동안 생산능력 대비 최대 2.5배까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매겨지는 품목별 관세가 면제된다. 초과분은 232조 상 우대율이 적용된다.

또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은 해당 시설의 생산능력 대비 1.5배에 해당하는 물량까지 품목별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다.

러트닉 장관은 "100만 개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다면, 건설 기간 250만 개의 웨이퍼를 (관세 없이) 들여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으면 관세는 100%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근이 아닌 채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대만의 이번 합의가 대미 반도체 수출에서 대만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작년 11월 발표된 한미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는 미국의 대(對)한국 반도체 관세의 경우 앞으로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할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최혜국 대우'는 한국보다 대미 반도체 교역량이 많은 국가가 비교 대상이어서 주로 대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졌다.

이밖에 미-대만 양측은 대만산 자동차 부품, 목재, 원목, 목재 파생제품의 품목별 관세는 15%로 책정키로 합의했다. 제네릭 의약품과 원료 성분, 항공기 부품, 미국 내 조달이 불가능한 천연자원은 상호관세를 면제한다. 이는 한국과 유사한 조건이다.

상무부는 "양국은 미국 내 세계적 수준의 산업단지를 조성, 미국의 산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미국을 차세대 기술, 첨단 제조, 혁신의 글로벌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대만은 미국 기업들의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기술 협력을 심화하며 핵심 및 신흥 시장에서의 미국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AI, 방위 기술, 통신, 바이오테크 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이 이번 무역합의를 계기로 거액의 대미 투자를 감수하기로 한 것은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의 군사개입 여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와 관련한 '보험' 성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TSMC 생산라인의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이전될 경우 그만큼 미국의 '반도체 공급처'로서 대만이 갖는 가치는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대만 입장에서 '딜레마'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