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알선 기업체 익스페디아의 시애틀본사 화장실에 설치된 몰래 카메라에 피해를 입은 60여명이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보안업체 시큐리타스를 상대로 집단 민사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들은 소장에서 작년 12월 초 익스페디아의 한 직원이 한 화장실의 싱크 밑에 설치된 몰래 카메라를 발견하고 신고했는데도 익스페디아의 보안업무 계약회사인 시큐리타스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가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신고를 받은 시큐리타스 직원은 문제의 화장실과 그 옆 화장실을 조사하고 양쪽 모두에서 몰래 카메라를 발견했지만 사진만 촬영한 채 카메라는 그대로 방치했다. 신고한 직원은 그 후 카메라가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카메라를 제거한 사람은 시큐리타스 직원이 아니라 원래 이를 설치했던 전 직원 마르셀로 바가스-퍼난데즈인 것으로 추후 경찰조사에서 확인됐다. 바가스-퍼난데즈는 증거인멸을 위해 이를 떼어냈다가 한달 후 다시 설치할 계획이었다.
한달 여가 지난 올해 1월11일 경찰은 CCTV를 통해 바가스-퍼난데즈가 몰래 카메라로 보이는 물체를 들고 두 화장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그를 4개 항목의 1급 관음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다른 5개 화장실과 여러 작업실에서도 몰래 카메라를 발견했고 바가스-퍼난데즈의 집을 수색해 카메라 33개, 메모리 카드 22개, 하드 드라이브 6개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
소장에 따르면 익스페디아는 몰래 카메라가 설치됐던 기간에 직원, 청부업자, 일반고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자주 벌여 방문객이 늘어났다. 몰래 카메라에 찍힌 사람은 수백명에 달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화장실에서 노출됐다고 소장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