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몸값 4천400% 뛴 이트륨…中 희토류 통제로 항공·반도체 비상

2025-11-14 (금) 08: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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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희토류의 한 종류인 이트륨 수출을 계속 통제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공급 부족이 심해져 반도체나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로이터 통신은 희토류 업계와 시장 분석가 등을 인용해 지난 4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이트륨을 중국 밖으로 가져오기가 어려워졌고 여전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부산에서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포괄적 허가를 발급하기로 했지만, 산업계에서는 희토류 공급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재 정보업체 아거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급된 중국의 희토류 허가는 소규모 선적에 한정돼 있으며 여전히 이트륨 운송에 긴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희토류의 한 종류인 이트륨은 최첨단 제트엔진과 우주선의 열 차단 코팅, 반도체의 보호 코팅과 절연체 등에 쓰여 항공우주 산업, 에너지, 반도체 업계에서는 필수적인 원자재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중국산 이트륨의 미국 수출은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4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이후에는 중단됐다.

올해 다른 지역으로 중국의 이트륨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러한 여파로 이트륨 가격은 급등했다.

아거스 자료에 따르면 열 차폐 코팅에 사용되는 산화 이트륨의 현재 유럽 내 가격은 지난 1월보다 4천400% 급등한 1㎏당 270달러(3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내 가격은 같은 기간 16% 상승한 1㎏당 7달러(1만1천원)에 그쳤다.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이 계속되자 이트륨이 필수적인 업계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국 항공산업 협회(AIA)는 미국 내 이트륨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릭 하드윅 AIA 부회장은 "현재 우리 공급망은 중국산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런 의존이 공급 부족 상황 속에서 비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도 이트륨 부족은 심각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 그레이트 레이크 세미컨덕터의 리처드 서스턴 최고경영자(CEO)는 이트륨 부족으로 생산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며 장비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당장 공장이 폐쇄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에 따른 대안으로 미국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 이트륨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인디애나주에 본사를 둔 광물·금속 업체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는 연간 200톤(t)의 산화 이트륨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내년에는 이를 400t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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