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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과 BRCA 유전자 변형

2024-08-22 (목)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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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유명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외과적으로 양쪽 유방 절제했다는 뉴스가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있는 가운데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그녀의 용기에 감탄을 보내고 있다. 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BRCA 유전자 검사에 대한 질문과 검사의뢰가 증가되고 있다.

직계 가족중에 유방암이나 난소암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다면 일단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직계 가족중 한명 이상이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린적이 있거나, 혹은 유방암과 난소암을 둘다 앓은적이 있는지, 또 두 세대 이상 유방암이나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이중 한군데라도 해당이 된다면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확률이 높다고 본다. 유전자 검사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많은 경우에 50세 이전에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걸리게 된다.

암이 발생하는 기전을 보면 유전자 변형에 의해서 생기는데 선천적으로 변형된 유전자를 부모로 부터 타고나는 유전자 변형이 있는가 하면 후천적으로 환경적인 요인(예를 들면 방사선이나 화학약품, 바이러스, 담배연기 등)에 의해서 유전자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대다수의 암은 후천적인 유전자 변형에 의해서 생기는데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 관심을 끌고있는 BRCA는 선천적 유전자 변형으로 부모에서 자식으로 유전될 수 있는데 BRCA 유전자 변형을 가지고 있으면 살아가는 동안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일으킬 확율이 85%정도 된다.

BRCA 유전자 검사는 일반적으로 혈액이나 구강내 점막 샘플로 검사를 하는데 유방암이나 난소암 진단을 받은후에 검사를 하고 BRCA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다른 가족들은 더이상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BRCA 검사가 양성으로 나타나면 선천적으로 유전자 변형이 있기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면 암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과 같다고 보면된다.

BRCA 유전자 검사가 양성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정기적인 유방검진을 통해서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18세가 되면 매달 자가 검진을 하도록 하고 25세 부터는 일년에 한번 마모그램을 실시하고 필요하면 매 6개월마다 마모그램과 유방 MRI검사를 번갈아 가면서 하도록 한다.

BRCA 유전자 검사가 양성이면서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양쪽 유방을 외과적으로 잘라내는 유방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난소제거를 젊은나이에 실시하게 되면 난소암을 80-90% 예방하고 유방암은 50-60%정도 예방한다. 호르몬제의 일종인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BRCA 유전자 변형을 가진 여성에서 유방암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보고도 있고 피임약은 난소암의 빈도를 줄여준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호르몬제는 BRCA 유전자 변형을 가진 여성의 유방암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임약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를 하도록 한다.

이영직 내과(213-383-9388)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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