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수배자 포함 ‘육로’ 다리엔 갭 통과한 29명 추방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 멕시코와의 국경보다 더 남쪽에서 이주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새로운 전략이 20일 첫 실행에 옮겨졌다.
파나마 정부는 다리엔 갭 밀림을 통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콜롬비아 국적자 29명을 이날 새벽 항공편으로 그들의 모국으로 돌려보냈다고 파나마 일간 라프렌사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9명의 불법 이주자는 손이 결박된 채 비행기에 올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추방된 이들은 파나마에 체류할 수 없는 이주민 또는 범죄자인데, 이 중에는 현지 수사기관에서 수배 중인 청부살인범도 껴 있다고 파나마 당국은 밝혔다.
로헤르 모히카 파나마 이민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날 콜롬비아로 송환된 사람들은 모두 다리엔 갭을 건너왔다"며 "이번 조처는 미국 당국과의 협력 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마는 육로를 통해 미국·멕시코 접경으로 향하는 이들의 '노루목' 같은 나라다. 남미에서 북중미로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남미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를 잇는 유일한 육로에는 열대우림 다리엔 갭이 걸쳐 있다.
이곳에는 생사를 위협하는 자연환경 탓에 그간 사람의 접근이 거의 없었으나, 최근 수년간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통행하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다리엔 갭을 통과한 이주민은 50만 명에 달한다.
파나마 정부는 다리엔 갭 주변 단속 강화에 나섰고, 미국은 파나마에서 이민자를 추방하는 데 드는 비용(600만 달러·80억원 상당)을 지원하기로 지난달 합의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말렌 피녜이로는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다"라며 "다리엔 갭은 더 이상 (이주) 경로가 아니며, 이민자들은 미국에 입국하려면 합법적인 방법만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나마 당국은 다리엔 갭 통과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 주민의 경우 베네수엘라 대선 이후 내부 상황 때문에 현재로서는 '송환 불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