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과 함께 마약범죄 연루… “숨진 브라질 거물 마약상 대체자 노려”
경찰과 총격전 벌이다 파라과이 국회의원 사망[로이터]
남미 파라과이에서 현역 하원 의원이 경찰 마약단속반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다.
1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TV 방송 NPY와 일간 ABC콜로르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도 아순시온에서 북동쪽으로 450㎞가량 떨어진 아맘바이주(州) 페드로후안카바예로에서 여당인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 에우랄리오 랄로 고메스(67) 하원 의원이 자택을 급습한 마약 단속 경찰관들에게 저항하다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파라과이 경찰은 집 안에서 총을 쏘는 고메스 의원에 대응 사격을 했다고 현지 언론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메스 의원과 그의 아들인 알레산드레 고메스(32)는 다른 3명과 함께 마약 밀매 및 자금세탁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찰은 면책특권을 가진 고메스 의원이 아닌 아들 아레산드레 고메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고 파라과이 당국은 밝혔다.
사건 현장인 페드로후안카바예로는 브라질 국경 도시다.
NPY는 브라질 언론을 인용, "고메스 의원이 2016년 사망한 '국경의 왕' 자리를 대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국경의 왕'은 브라질과 파라과이를 넘나들며 마약과 중고차 판매로 부를 쌓은 호르헤 라파트의 별칭이다. 라파트 역시 페드로후안카바예로에서 방탄차를 타고 이동 중 괴한들에 의해 200발 넘는 총격을 받았고, 이중 차량을 뚫은 16발을 맞고 숨졌다.
이번 사건으로 파라과이 정계와 사회는 벌집을 쑤신 듯한 분위기다.
콜로라도당 대표인 오라시오 카르테스(68) 전 대통령(2013∼2018년 재임)을 사이에 두고 '친(親) 오라시오'와 '반(反) 오라시오'로 갈라진 여당 내에서는 산티아고 페냐 정부 책임론을 두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ABD콜로르는 보도했다. 페냐(45) 현 대통령은 '친 오라시오' 파다.
여기에 더해 파라과이 금융기관 '세타 방코'(Zeta Banco)의 루이스 마리아 수비사레타(84) 대표가 고메스 의원 자금세탁 혐의 공범으로 지목되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