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당대회 앞둔 시카고에 민주당 대의원·봉사자·취재진 등 5만여명 집결
▶ 대규모 친팔레스타인 시위 예고… “킬러 카멀라, 이스라엘의 학살 도와”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8일 시카고에서 만난 민주당 당원들은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최근 상승세에 한층 들떠 있었다.
당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 위축된 당내 분위기가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유나이티드센터 앞에서 만난 데이비드 영블러드(65)씨는 후보 교체 이후 당원들이 "더 신나고 더 흥미진진하고 (선거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기간 자원봉사 하는 알렉스 소버맨(36)씨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둘 다 지지한다면서도 "난 그녀의 집요함과 문제를 제대로 물고 늘어지는 능력을 좋아한다. 그녀는 즐겁다. 선거에 많은 즐거움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시카고 시의원이자 목사인 윌리엄 홀(40)씨는 "그녀는 미국과 세계가 필요로 했던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에너지, 인류를 위해 봉사할 마음을 가졌다"면서 "카멀라 해리스는 희망과 통합, 모두를 위한 자리가 있는 미래를 상징하며 그게 당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유나이티드센터에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민주당 당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분주한 분위기였다.
또 전당대회를 취재하는 세계 각국의 언론사 취재진이 작업 공간을 준비하고 카메라를 세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5천여명의 대의원, 1만2천여명의 자원봉사자 등 5만여명이 시카고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는 삼엄했다.
경찰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유나이티드센터와 매코믹플레이스 주변 도로를 폐쇄하고 철조망과 바리케이드를 쳤으며 취재진의 소지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수색했다. 특히 전당대회 기간에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대규모로 열릴 예정이라 보안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미국 전역의 200여개 단체가 참가하는 '민주당 전당대회로 행진'(DNC 행진)은 오는 19일과 22일 유나이티드센터 인근 유니언 공원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시카고시는 이들이 행진할 수 있는 1마일(약 1.6km) 구간을 지정했지만, 주최 측은 수천 명이 안전하게 시위하기에는 너무 좁다며 더 넓은 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가 격렬했던 1968년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때처럼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위대는 전당대회에 모이는 민주당 지도부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DNC 행진의 파야니 아보마 미자나 대변인은 이날 유니언 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조, 킬러 카멀라, 베이비 킬러 블링컨(국무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네소타주에서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시카고로 왔다는 제스 선딘씨는 "내 딸을 포함한 미네소타 주민 수백명이 오늘 밤 버스를 타고 온다. 사람들은 자동차로 비행기로, 기차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시위 현장뿐만 아니라 전당대회 안에서도 갈등 소재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무슬림계 대의원 10여명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를 촉구하며 민주당의 정강·정책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시카고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도시이지만 모두가 전당대회를 반기지는 않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상가는 시위대가 집결하면서 약탈이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해 문을 닫고 창문을 널판자로 가리기도 했다.
기자가 탑승한 우버 차량의 운전사는 시가 도로를 다 막아서 운전이 어렵고 배달 주문도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바이드노믹스(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가 무슨 소리냐"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